[소상공인 릴레이 인터뷰-②] 몸은 힘들어도 "미래의 비전 가장 중요"

배달대행사업 1년 반 만에 안정화 및 도약발판 마련한 양세권 대표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16/04/11 [21:40]

[소상공인 릴레이 인터뷰-②] 몸은 힘들어도 "미래의 비전 가장 중요"

배달대행사업 1년 반 만에 안정화 및 도약발판 마련한 양세권 대표

박명섭 기자 | 입력 : 2016/04/11 [21:40]

[문화저널21=박명섭 기자] 본지는 대기업의 무차별적 사업영역 확장으로 설자리를 위협받는 가운데 부단한 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골목상권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찾아 골목상권지킴이로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담은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 주]

 

“개업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달대행 서비스 제트콜 구로지사 양세권 대표의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소감이다. 그는 번듯한 직장의 정규직을 버리고 피자, 치킨, 햄버거, 족발 등 동네 음식점들의 배달을 대행해 주는 배달대행 서비스 지사 운영에 과감히 도전, 성공을 위한 발판을 다져가고 있다.

 

■ '배달대행' 이라는 서비스가 다소 생소한데…
“배달대행 서비스가 확산된 게 몇 년 안 됐기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주문음식을 배달 받으시는 분들은 주문한 가게에서 배달을 온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 생소할 수 있는데, 일의 특성이나 수익구조 상 중국집이나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제외하고는 수많은 업소들이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배달대행사업 역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된다. 본사에서 운영 프로그램과 스마트폰용 어플을 제공하고 1건당 소정의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배달대행 본부도 신규 회사가 생겼고, 가맹점들도 많이 늘고 있다. 이 근처에도 우리 말고 두 군데가 더 생겼다.”

 

음식점에서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구하기 쉽지 않은 배달원 채용, 배달 때문에 생기는 문제나 배달용 오토바이 구매 및 보험료 등을 골치아프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배달원을 채용하면, 일정금액 이상의 고정비용이 들어가니까 추이를 파악해야 하는 창업 초기나 배달 건수가 아주 많지 않은 경우에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한, 점주가 직접 배달까지 하는 경우 일이 밀리거나 힘에 부칠 때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배달지시와 함께 배달음식을 픽업해서 주문자에게 배달하고 이후 대금 결제 및 음식점과의 정산 과정이 궁금했다. 양대표는 “배달원이 음식점에 픽업하러 가서 소비자가 선 결제를 했을 경우는 음식만 배달해주면 되고, 현금결제인 경우에는 배달원이 현금으로 음식 값을 먼저 계산 후 소비자에게 배달 시 받게 되며, 카드결제인 경우에는  배달원이 카드결제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기에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본사의 수수료 등은 적정하며 수입은 충분한지
“배달 1건당 100원의 수수료가 나가니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그 외에는 업소 1곳당 월 3천3백 원의 카드 수수료를 내는 것 말고는 없으니까 그 부분에서 부담이 크게 되는 것은 없다.”

 

“다만, 사무실 월 임대료, 오토바이 리스비용 등이 가장 큰 지출이고  보험료, 공과금,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식비에도 다소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도 초기에 비해 거래처가 많이 늘어서 8명이 풀가동 하는데 비용 제하고 인건비는 충분히 맞춰지는 편이다. 일거리가 없어 놀지 않는 한 수입은 일정하다고 보면 된다.”

 

▲ 양세권 대표가 배달대행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며 환히 웃고있다.  © 박명섭 기자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대형 유통회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여러 가지 업무를 배우고 수행하면서 목표가 생겼다. 열심히 일해서 꼭 ‘정규직’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정말 열심히 남들보다 더 뛰어다니며 열심히 일했고, 대학 졸업장 따려고 야간에 대학까지 다니면서 최선을 다 했다.”

 

양대표는 이후 목표한 바 대로 정규직이 됐고, 그러자 ‘점장까지는 올라가 보자’는 목표가 또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스펙이 거기까지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 비전 없는 삶으로 느껴졌고 무의미하다는 생각과 회의가 들었다.”

 

양대표는 “지금보다 몸은 더 힘들더라도 뭔가 목표를 설정해 두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그것을 성취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비전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연히 이런 사업 아이템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절대 망할 일은 없을 것 이라는 점과 발전가능성이 뛰어난 유망 창업아이템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사업이 안정권에 들 때까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을 수 있고, 그것을 투자라 생각하고 하지 않으면 사업하기 힘들다. 양대표도 처음엔 힘들었다.  처음에 거래처 1군데에 본인 포함 2~3명이 일을 하다 보니 벌이가 시원찮았고, 인건비도 지금 만큼 챙겨가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사무실 임대료, 오토바이 리스료, 공과금 나가고 나면 제 인건비는 부족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거래처가 하나 둘씩 늘어나고 현재는 26곳의 거래처 일을 하는데 저를 포함해 직원 8명이 풀가동 되고 배달건수도 하루에 200~350건 정도 되니까 인건비도 충분히 가져간다.”

 

■ 이 사업의 앞으로의 전망은
“외국은 드론이 배달하는 시대가 온다는데 우리나라에 그게 언제쯤 적용될지 모르겠지만 전봇대와 전깃줄이 먼저 사라져야 그다음에 드론 배달을 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대표는 이같이 운을 뗀 뒤 “이 사업은 지속가능한 사업이고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 배달 이상의 배달수단이 없다고 생각한다. 길게 할 수 있고 해 볼만한 사업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한가한 낮 시간대를 활용한 소화물 배송도 진행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리가 잡혀 있으니까 협업이 가능하다. 어차피 퀵서비스는 낮에만 하니까 (음식배달이)다소 한가한 낮 시간대에 소화물배송을 병행해서 유휴 인력과 시간을 줄이고, 음식배달 일이 밀리는 밤 시간대에는 음식배달 위주로 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추가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의 특성 상 휴일이 없기에 직원들과 함께 일주일에 돌아가면서 하루씩 쉬고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밤 12시 넘어야 끝나는 고된 나날들이지만 양대표는 “힘든 줄 모른다”고 했다. 그보다 “직원들의 잦은 이동이 힘든 부분” 이라고 말한다. 또 “저나 직원들이나 공통적으로 힘든 건 밥을 제때 못 먹는다는 건데, 어떤 때는 진짜 한 끼도 못 먹고 일을 마쳤던 적도 있었다”고 애로사항을 말했다.

 

직원도 늘리고 배송지역을 좀 더 확대하면서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남부럽지 않은 기업가가 될 것이란 덕담을 건네자 양대표는 “배달지역을 넓히려는 욕심은 금물” 이라며 정색한다.

 

“이 지역에 배달대행업체가 저희 포함해서 세 곳이 있는데 저는 배달범위를 가급적 좁게 잡고 있다. 저희가 배달하는 게 다 음식들인데 구역이 넓으면 자연스럽게 배송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음식이 제 상태로 갈 수 없다. 그 부분은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당장 보다는 나중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묻자 양대표는 “비오는 날 힘들게 배달 시켜서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배달음식을 받으시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기분도 좋고 일에 대한 보람도 느낀다. 무엇보다도 거래처 늘어나면 수입이 늘어나니까 거래처 늘어날 때마다 보람을 느끼게 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겨나기 때문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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