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화학 버린 삼성, 명확해진 이재용 승계

이건희 삼남매 주력사업 승계 구축, 건설만 남았다

박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14/11/26 [15:30]

'계륵' 화학 버린 삼성, 명확해진 이재용 승계

이건희 삼남매 주력사업 승계 구축, 건설만 남았다

박현수 기자 | 입력 : 2014/11/26 [15:30]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화저널21 박현수 기자]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이 10위 한화그룹과 손을 맞잡았다. 삼성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기에는 애매했던 화학분야 계열사들을 한화에 넘김으로써 그룹체계를 단순화 시켰다. 이번 '빅딜'로 재계에서는 삼성가 오너 3세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구도가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26일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1조9000억원에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화도 같은 내용의 자료를 공개, 삼성의 4개 계열사 인수를 공식 확인했다.

삼성그룹이 이번에 처분에 나서는 계열사는 삼성테크윈 지분 32.43%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100%,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 지분 50%씩이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방위산업체는 한화의 지주사인 (주)한화가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기업은 한화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로 삼성은 골치거리였던 비주력 사업을 한방에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전자, 금융,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단순화 시켰다.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삼성 입장에서는 '계륵'에 가까웠다. 주력인 전자에 비해 규모도 적은데다가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도 상대적으로 적어 경영 승계시 애매한 위치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옛 제일모직 석유화학사업부분을 삼성SDI에 합병하고,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는 등 석유화학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삼성의 화학부문 계열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발 공급 과잉에 시달리며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은 1970년대 말부터 시작한 방산산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으며 삼성정밀화학의 기초화학 분야를 제외한 석유화학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면서 석유화학사업도 사실상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재 중심의 삼성정밀화학은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IT 계열사들의 소재와 부품 사업과 연관이 있어 이번 거래에서는 빠졌다.

당초 삼성은 석유화학사업을 살리기 위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에 이어 삼성토탈도 합치는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프랑스 토탈에 삼성토탈 보유 지분 50%전부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거부당하자 토탈 지분을 매각해 석유화학에서 철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화학사업 정리해도 지분구조 변동 없어
이날 매각된 4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4.95%와 이 회장의 삼성종합화학 지분 0.97% 정도가 전부이다.

이부진 사장은 2007년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으로부터 지분 33.18%를 인수해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가 됐고 올해 4월 삼성석유화학이 삼성종합화학에 흡수 합병되면서 지금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이 직접 관장하는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 외에 삼성의 중화학 부문을 통째로 물려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에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가운데는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지분 4.95%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건설 등 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을 승계하는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상사·유통·레저(리조트) 부문을,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은 패션사업과 광고·미디어 사업(제일기획)을 전담하는 분할구도로 윤곽이 잡힌 것이다.

다만 건설부문은 아직도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이를 푸는 것이 삼성그룹의 숙제로 남아 있다. 삼성의 건설사업은 삼성물산(토목·건축·주택), 삼성중공업(토목·건축), 삼성엔지니어링(플랜트), 제일모직(골프장·리조트 건설) 등 여러 계열사로 흩어져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제조업 분야는 삼성전자,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중심으로 출자구조를 단순화시키면 그룹 전체를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쉬운 구조가 된다”면서 “석유화학과 방산산업을 정리한 것도 이런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hs@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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