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케이블카 '급물살'

권병창기자 | 기사입력 2009/01/09 [08:23]

국립공원 케이블카 '급물살'

권병창기자 | 입력 : 2009/01/09 [08:23]
 설치규정 가이드라인 확정 “규정 모호 자연훼손 우려” 지자체 vs 환경단체 마찰음

국립도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 제한이 한층 완화된 가운데 가이드라인 확정에 따른 지자체의 삭도설치 움직임이 가파르다. 환경부는 앞서 ‘자연공원 로프웨이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을 규정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한 바 있다.

현재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인 지자체는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주요 국립공원을 포함한 도립공원 인근 10여 곳에 이른다. 지자체들은 관광명소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얻을 수 있는 관광수입 등 경제 효과를 기대하며 반기는 쪽이지만 생태계 훼손 등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지적이다.

2004년 만들어진 ‘자연공원 내 삭도설치 검토·운영 지침’(‘삭도’는 케이블카, 리프트 등을 가리키는 용어)은 자연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을 명시했다.

실제로, △생태자연도(생태적 특성에 따라 4개 지역으로 구분) 1등급 이상 △녹지자연도(녹지성과 자연성을 고려해 10개 등급으로 나눈 지표) 8등급 이상 △희귀종·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서식지 △문화재보호구역 500m 이내 등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관련 지침이 마련된 이후 자연공원 안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사실상 전무하다.

급기야 케이블카 설치를 원하는 지자체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환경부는 6월부터 ‘자연친화적 로프웨이 협의체’(로프웨이는 공중에 설치한 와이어로프에 차량을 매달아 운행하는 것)를 구성해 경제계와 환경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새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규제를 완화한다는 취지에 따라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케이블카 입지를 금지했던 주요 조항을 전면 삭제했다. 또 과거 지침은 입지 금지지역을 분명히 밝힌 것에 비해 새 가이드라인은 예를 들어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과 법적 보호종의 주요 산란처나 야생동물 특별보호구역 최대한 회피’처럼 ‘가급적 피함’, ‘최대한 회피’ 등의 표현을 사용해 입지 가능한 지역을 확대했다.

지자체들은 기존 지침으로 말미암은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반색하면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케이블카 설치가 반드시 자연훼손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 ngo의 관계자는 “주요 규정들이 삭제되고 모호한 표현을 동원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케이블카 설치·운영으로 인한 자연훼손 우려가 커졌다.”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거라는 지자체들의 믿음도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국립공원과 도립공원을 무대로 무분별하게 삭도사업이 추진될 때 아름다운 자연산하와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라면서 “심도있는 재검토를 자세히 검증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조언했다. y군 관계자는 일련의 추이를 두고,“일부 케이블카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들어 케이블카 자체의 경제성도 무시할 수 없고, 수익사업보다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전남 구례군의 관계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나서 관통도로를 폐쇄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차량 운행이 줄고,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 자연자원과 관계자는 “기존 지침이 케이블카 설치 자체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라고 전제한 뒤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권고사항일 뿐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는 국립·도립공원위원회의 심의 의결,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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