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法 강경 선고에 좌불안석

국회모독 ··· 정지선, 정용진 판결에 악영향 미칠까 노심초사

박진호기자 | 기사입력 2013/04/20 [15:09]

롯데 신동빈 회장, 法 강경 선고에 좌불안석

국회모독 ··· 정지선, 정용진 판결에 악영향 미칠까 노심초사

박진호기자 | 입력 : 2013/04/20 [15:09]
ⓒ뉴시스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 국회 청문회에 참석을 거부했던 유통업계 거물들에게 잇따라 높은 구형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0월과 11월에 진행된 국정감사와 국회 청문회에 출석을 하지 않은 유통업계 CEO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과 함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이 화두였던 최근의 기류를 반영하듯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행태에 대한 부분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국정감사에 불참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국정감사 기간 중에 해외 일정이 잡혀있었고, 이를 이유로 국정감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불출석한 증인들에게 종합 감사 때라도 전원 출석하라고 다시 요구했지만, 어느 누구도 종합감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신 회장을 비롯한 4명의 유통 CEO들은 이어진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고,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여론의 공분을 사기에 이르렀다.

당시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이들의 불출석에 대해 “국회를 모독한 행위이며, 국민이 뽑은 국회를 모독한 처사는 결국 국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고, 여야 의원 모두 엄중한 법적 절차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회정무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민주통합당의 윤관석 의원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고의로 출석을 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윤 의원은 해당 개정안에서 해당 상임위원회 교섭단체 간사위원의 동의를 얻은 경우나 4주일 이상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 그리고 채택 이전 확정된 해외출장의 경우로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사유를 제한하고,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처벌조항을 삭제하여 더 무거운 처벌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증인들의 고의적인 불출석으로 인해 국회의 감사권한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출석을 회피한 이들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된 유통 CEO 중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검찰로부터 벌금 400만원을 구형 받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은 각각 700만원과 400만원을 구형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이들의 구형에 대해 여론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오히려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 법원은 이들에 대해 검찰구형보다 더 높은 선고를 확정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정지선 회장이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정용진 부회장은 현재 법령에서의 벌금 최고형인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특히 재판부는 정 부회장에게 재범시에는 집행유예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의 경제 민주화와 관련하여 재벌개혁과 함께 재벌 총수들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시류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민주통합당은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여 벌금형을 받은 유통 CEO들에게 국회 청문회에 다시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때문에 신동빈 회장 역시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다.

신 회장은 이미 선고를 받거나 선고기일을 앞두고 있는 다른 3명보다 먼저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이번에도 국외 출장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한 달 정도 미뤘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분위기가 재벌 총수들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관심이 적어지는 시기까지 재판을 끌어보겠다는 꼼수라는 비판도 일었다.

그러나 정지선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검찰 구형보다도 배 이상 무거운 선고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 역시 무거운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신 회장에 대해서도 정용진 부회장과 상응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일 기준으로 주식 지분 평가액이 2조원에 육박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를 밀어내고 주식부자 5위에 오른바 있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신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이 평균 15%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신 회장의 지분 평가액을 높인 덕분이다. 롯데 그룹 역시 포스코와 함께 재계 5위권의 높은 위상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주도한 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을 만들지 못했다는 비판은 물론, 롯데닷컴과 롯데홈쇼핑의 실적이 유통 1위 기업답지 못하다는 비난이 신 회장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스스로 직접 뛰어든 사업 중에서 제대로 성공한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롯데가 여전히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을 지속하며 재벌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분도 신동빈 회장의 오너로서의 자질을 흔드는 부분이다.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보수성향의 롯데가 신 회장이후 공격적으로 변화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다른 재벌 그룹에 비해 은둔형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점도 신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이 안고 있는 오너리스크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롯데 그룹의 역량 상승과는 반대로 꾸준히 자질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재판과 이후의 행보를 통해 어떤 변화를 모색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진호 기자 contract75@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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