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과 탈세 조장하는 ‘최저가’ 아닌 ‘착한소비’가 우선돼야소비자·판매자 이원화하는 인식부터 변화해야 상생 가능해2013년 연간 기획 - “소상공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③
컴퓨터소상공인들의 희망디딤돌 자처한 한국컴퓨터판매협동조합 김대준 이사장 인터뷰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90년대 중반 최신형 컴퓨터인 팬티엄 컴퓨터가 등장해 대중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할 당시 컴퓨터에 대한 대접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컴퓨터 가격이 2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가(高價)여서 지금처럼 가정마다 컴퓨터를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관련된 직종이 전문가 집단으로 여겨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었다. 이에 더해 IMF 경제위기 이후 IT붐이 일었고, 정부도 신산업 개발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IT관련 벤처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또 인터넷이 확산되고 국민PC라는 개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대학에서도 컴퓨터나 IT관련 학과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로 PC보급은 자연스레 급증했다. 때문에 PC를 제조하거나 조립, 그리고 판매와 수리까지, 이와 관련된 직종도 당연히 많이 창출됐으며 관련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늘어만 갔다. 하지만 시대는 더욱 빠르게 변한다. PC보급이 대중화된 만큼 IT기술 역시 크게 발전해 PC가 더 이상 십여 년 전처럼 고가의 물건이 아니며, 국민PC 자리를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채워 나갔다. 또 과거와 달리 각 가정에서 유선 인터넷으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보다 손안의 작은 컴퓨터인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언제 어디서나 제약없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즐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PC 관련 엔지니어링 직군들도 전문직이 아닌 단순 수리공이나 조립공으로 전락시켰으며, 5만여 명에 달했던 PC 판매와 조립, 그리고 수리 관련 자영업자들도 현재는 2만여 개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자영업자 모두가 바로 소상공인이기 때문이다. 이들 소상공인들은 이제 전문가로서의 대접은커녕 소득마저도 크게 줄어 운영마저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이슈포커스·문화저널21은 2013년 연간기획 ‘소상공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세 번째 인물로 한국컴퓨터판매협동조합 김대준 이사장을 만나 컴퓨터판매업계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전개하고 있고, 또 이와 함께 정부의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 그 바람을 들어봤다. 시대의 빠른 변화, 과당경쟁,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소상공인들은 고사위기 몇 년의 호황기 뒤에 찾아온 계속된 불황, 60%가 문을 닫아 한국컴퓨터판매업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컴퓨터를 직접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이 권익보장을 위한 단체로 현재 전국 195개 지부 13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이사장 임기를 맡고 있는 김대준 이사장 역시 판매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 중 한 명이며, 과거 십수 년 전부터 컴퓨터판매업에 종사하고 있어 업계 상황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있었다. 김대준 이사장은 현재 컴퓨터 판매업에 몸담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시대의 변화와 과당경쟁,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현재 컴퓨터 판매업은 과거의 IMF경제위기 직후 몇 년간의 호황을 누렸지만, 불과 십년도 채 지나지 않아 수익은커녕 유지 자체가 힘겨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PC에 대한 개념도 변해 과거 100%에 가까웠던 데스크탑PC 비중이 노트북과 태블릿PC, 그리고 스마트폰에 밀려 이젠 거의 15%에 불과하다. 게다가 유통구조도 오프라인 시장이 온라인 시장에 잠식되어 버려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김 이사장은 업계가 처한 현 상황을 전했다. 오로지 싼 가격만 원하는 소비자, 온라인 시장의 모순 편법과 위법 동원한 호객행위가 일상화…상권붕괴는 물론 신뢰까지 무너져 또 업체를 평가하는 경쟁력 1순위가 기술력과 서비스, 그다음이 가격이었는데, 이젠 무조건 가격 경쟁력만 따지는 환경으로 소비 트랜드가 바뀌다 보니 서비스나 기술력은 뒷전이 되어버렸다고 김 이사장은 말한다. “유통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변화되면서 유일한 경쟁력이 싼 가격, 즉 최저가가 되어 버렸다. 때문에 업체들은 각종 편법과 음성적 방법을 동원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호객행위가 일반화되어 버렸다. 일반적인 구매형태로 자리잡은 최저가 판매로 인한 과당경쟁이 지역상권 붕괴는 물론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신뢰마저도 무너뜨려 버렸다”고 김대준 이사장은 온라인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저가 경쟁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최저가’에 매몰된 유통구조 개혁 나선 한국컴퓨터판매업협동조합 이처럼 업계가 처한 상황을 타개하고 조합원들의 수익창출을 위해 협동조합과 김대준 이사장은 올해 역점 사업으로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조합은 올해 공동구매 버전 2.2를 시작한다. 이는 조합에서 서버를 구축하고 지역 쇼핑몰를 구축해 각 지역 내에 있는 소상공인들은 가격 협상이나 제품 게재, 그리고 배송 등에 관한 고민 없이, 지역 영업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소상공인진흥원과 연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조합원들의 필요에 따라 공동구매를 진행하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기업 오픈마켓과 기술과 서비스, 가격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그러한 유통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고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이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현재 협동조합은 소속된 회원들마저도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고 있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조합을 조직화 해 소상공인들이 처한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하고 있으며, 온라인 시장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유통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사실 유통구조를 개혁하는 것은 소상공인들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이지만, 법안이 뒷받침한다면 더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유통법을 제정하려는 것이다. 온라인유통법은 현재 음식점에서 시행된 최종가격표시제처럼 전자상거래 역시 부가가치세나 배송비까지 모두 포함된 최종가격으로 표시하는 안이다. 이 법안을 통해 최저가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편법이나 과당경쟁을 막을 수 있으며, 음성적 탈세까지도 제한할 수 있어 정부로서도 순기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김대준 이사장은 온라인유통법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밝혔다. 정부 지원, 일회성·보여주기식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진행돼야 사실 박근혜 새정부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기대가 크다. 박 당선인이 당선 직후 제일 먼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를 찾아 “소상공인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행복한 경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상생경제기조를 제시한 것처럼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대준 이사장은 “정부가 소상공인들이 모여 조직화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일회성의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박근혜 당선인과 새정부에 기대를 한다”고 밝혔다. 싼 가격만 찾는 소비자 인식 변해야 사회가 바람직한 상생구조로 갈 수 있어 이에 더해 김 이사장은 소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생산자를 나누어 생각하는데 모든 이해관계가 함께 가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최저가에만 매몰되지 말고 착한소비를 권장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 역시 사회적 인식변화를 위해 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대준 이사장의 말처럼 소비자가 판매자, 또는 생산자가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판매자가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제시스템 속에서 얽혀있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가 동방성장을 이루고 공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축이 붕괴되거나 몰락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당선인이 약속한 것처럼 행복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2013년을 기대해본다. 조은국 기자 ceg@mhj21.com 《인터넷종합일간지(문화저널21), 한 주간 빅뉴스를 주간신문으로 보는 (이슈포커스 Weekly Issue Focus News), 경제와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월간지(이코노미컬쳐economy culture) 종합보도자료 수신 master@mhj21.com 》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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