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롯데, 알고 보니 自繩自縛

“꼼수 부리다 된통 당했네”

조은국기자 | 기사입력 2012/08/14 [11:05]

위기 맞은 롯데, 알고 보니 自繩自縛

“꼼수 부리다 된통 당했네”

조은국기자 | 입력 : 2012/08/14 [11:05]

 
2분기 실적 악화로 목표주가도 크게 떨어진 롯데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유통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쇼핑에 적색불이 켜졌다. 지난 9일 롯데쇼핑 공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5조87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6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4368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6%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감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2118억 원으로 지난 1분기 3264억 원과 비교해 1000억 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30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롯데쇼핑은 2분기 29.7%나 떨어진 실적을 거둬 시장 기대치를 10% 가까이 밑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게다가 이러한 실적 악화가 목표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화증권은 지난 10일 롯데쇼핑에 대해 계속되는 이익 역신장으로 인한 실적 하향과 공격적인 사업투자에 의한 순차입금 증가로, 1분기 말보다 사업가치가 낮아졌다며 목표주가를 49만원에서 4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쇼핑 실적 악화는 불황과 정부 규제 때문이 아니라 롯데의 ‘꼼수’ 때문
유통업계는 롯데쇼핑의 매출하락에 대해 유통업계 전체적인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신용카드 사용 억제 정책과 대형마트 월 2회 휴무 시행 등의 정부 규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소비가 부진함에 따라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체들이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이처럼 과도한 프로모션 비용도 실적악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원인을 지목해 관심을 끌고 있다. ‘유통공룡’인 롯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잇단 제재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할인율을 허위 기재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통행세’ 관행에 판매수수료 꼼수 인하 등 말 그대로 제 밥그릇 채우기 위한 꼼수를 부리다 제대로 걸린 것이다.

할인율 속여 소비자 기만하고 허울뿐인 판매수수료 인하로 납품업체 옥좨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이 전혀 없으면서 소비자들에게는 49% 할인한다고 속여 판매한 롯데닷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롯데닷컴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EXR 다운파카와 메트로시티 여성구두의 가격의 할인율을 거짓으로 표시했다. 이미 가격이 내린 제품을 인하가격 그대로 판매하면서도 출시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제시해 마치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속였다.

지난 2010년 8월11일 19만8000원에 출시된 EXR 다운파카의 경우, 같은해 8월23일 11만5000원으로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종전판매가격을 19만8000원으로 표시해 할인율을 42%라고 표시했다. 원래 11만5000원으로 가격이 인하됐지만 세일을 42% 해서 11만5000원에 판매한다고 속인 것이다.

또 지난 2008년 2월 30만9000원에 출시된 메트로시티 여성구두의 경우에는 2009년 6월 15만9000원으로 인하했지만 판매할 때는 종전가격을 30만9000원으로 기재해 할인율을 49%라고 속였다.

롯데닷컴은 두 제품 모두 인하 가격 그대로 판매했고 실제 할인율은 0%였다.

또 지난달 16일에는 공정위가 판매수수료와 관련 납품업체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롯데마트에 전반적인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소업체들에 수수료 인하를 약속해놓고, 실제로는 수수료를 인하한 업체의 납품을 거부하거나 판촉비를 부풀려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파괴하는 롯데에 제대로 뿔난 중소상인
‘롯데 불매 운동’으로 직접 실력행사 나서

공정위 조사뿐만이 아니라 롯데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등 ‘반서민경제’의 표적이 되면서 전국중소상인들이 지난달 22일 영등포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 불매 운동’을 선포했다. 25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하루 앞서 미리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가 정한 국법마저도 무시하는 대형마트의 파렴치함을 응징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중소상인, 시민사회가 적극 나서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전국 600만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회’가 롯데그룹 및 대형유통 계열사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결의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운동도 지난달 16일부터 롯데그룹 제품을 상대로 무기한 불매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 단체들은 롯데빅마켓, 롯데슈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의 유통업체를 이용하지 않기로 발표한데 이어 유흥음식점, 단란주점, 외식업 점주들을 동원해 롯데그룹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아사히주류, 롯데리아도 함께 불매운동 대상으로 정하는 등 대대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러한 불매운동으로 현재까지는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지속되면 롯데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뚜렷한 매출감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화된다면 분명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롯데 측에선 당장의 판매 문제보다는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1위인 롯데? 꼼수 1위 롯데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렇게 롯데를 겨냥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롯데가 유통업계 1위라는 상징적인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롯데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겉으로는 상생을 위치지만 뒤로는 갖은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 뉴시스

 
롯데슈퍼가 농협 하나로마트처럼 농수산물 판매비중이 51% 넘는 점포를 의무휴업일에서 빼달라고 지자체에 요구하고 나섰고, 이러한 점포는 전국적으로 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롯데슈퍼 서울여의점, 대전 엑스포점, 수원 금곡점은 농수산물을 51% 넘게 판다는 핑계로 이미 지자체 심의를 거쳐 조례의 휴무대상에서 제외돼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롯데슈퍼가 판매하는 농수산물이 모두 국산이 아닌 수입산도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어 우리 농민을 보호하다는 법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아 비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슈퍼 관계자는 “농산물 매출에서 수입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수입농산물을 팔면서 의무휴업에서 제외됐다며 비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법을 지킨 것 뿐이다”라고 변명한데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제외조항이 국산 농산물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은 자의적인 것이다. 신선식품이 모두 국산이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을 듣다 보면, 처음부터 롯데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에는 전혀 관심 없고 제 밥그릇 채우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더 있다. 올 초 재벌들의 빵 사업 지출이 골목상권 침해,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과 여론 악화로 롯데는 빵 브랜드인 포숑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가 빵 사업을 지속하면서 골목상권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었다. 롯데는 지난 1월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정책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국민 여론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는 롯데브랑제리를 통해 빵사업을 지속하고 있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공정위가 대기업 빵장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자 롯데가 포숑사업을 철수하고, 호텔신라는 아띠제블랑제리에서 손을 떼는 등 사업을 정리했지만 롯데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마트 70여개, 백화점 16개, 롯데슈퍼 등 총 14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드숍도 1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들어 로드숍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납품업자들의 목을 죄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침탈하면서 제 밥그릇을 불려왔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언제까지 숨길 수만 없을 뿐더러 아무런 행동 없이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공정위의 제재와 중소상공인들의 불매운동, 그리고 비참한 실적하락까지 이 모든 것이 롯데 스스로 만든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결과이다.

조은국 기자 ceg@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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