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함께 걷는 길이 아름답다, 국립발레단 박나리, 박슬기 자매

‘컨버댄스(CONVERDANCE)’-‘J씨의 사랑이야기(안무가 정현옥)’

김문선기자 | 기사입력 2011/05/12 [17:21]

[인터뷰] 함께 걷는 길이 아름답다, 국립발레단 박나리, 박슬기 자매

‘컨버댄스(CONVERDANCE)’-‘J씨의 사랑이야기(안무가 정현옥)’

김문선기자 | 입력 : 2011/05/12 [17:21]
눈, 코, 입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둘의 생김새가 전혀 다르다. 그러다 그녀들이 일어나는 순간 한 번에 눈치 챈다. 몸의 골격부터 걷는 모양새까지 완전한 판박이다. 누군지 분간할 수 없어 신기하다. 몸의 언어를 쓰는 발레리나답게 이 자매는 몸이 닮았다. 종일 같이 연습하고 만나는 국립발레단 단원들도 뒷모습을 보면 헛갈려 할 정도란다.
 
박나리, 박슬기는 국립발레단 최초의 자매 단원으로, 오는 5월 20, 21일 양일간 펼쳐지는 창작 발레 프로젝트 ‘컨버댄스’의 ‘j씨의 사랑이야기’에 동반 출연한다. 여러 번 같은 무대에 섰지만 이런 소규모 프로젝트에서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분이 남다르다. 특히 안무가 정현옥은 이 작품의 무용수들을 오디션으로 결정하지 않고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점 찍어둔 무용수들을 선택했다. 그 중에 박나리, 박슬기 자매가 나란히 있었다. 박나리 “무용수들은 좋은 작품 만나서 같이 하면 제일 행복하거든요. 이런 작품에 동생이랑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기쁘죠” 박슬기 “이번 공연에 같이 서는 난희 언니도 어렸을 때 함께 무용했던 사이예요. 이렇게 셋이 공연을 한다는 것도 참 신기하고 기뻤어요. 정현옥 선생님이 아셨던 것도 아닐텐데 정말 감사해요.”
 
‘j씨의 사랑이야기’는 안무가 정현옥이 연극 ‘베토벤 33가지 변주곡’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창작 작품이다. 무대에서는 20대, 30대, 40대로 파트가 나뉘어 각기 다른 사랑의 모습이 2인무로 표현된다. 동생 박슬기는 20대의 풋풋하고 발랄한 사랑을, 언니 박나리는 30대의 약간은 원숙하고 진지한 사랑을 선보인다. 연극과 발레의 만남으로 이름 붙여진 ‘j씨의 사랑이야기’에서 발레리나들은 토슈즈를 벗고 맨발로 뛰어다니며, 정형화된 발레 동작을 단 한 번도 하지 않는다.
 
박슬기 “동작보다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춰서 연습하고 있어요. 20대의 사랑은 열정적으로 사랑했다가도 또 작은 일에 토라지기도 하잖아요. 조금 변덕스럽지만 풋풋한 사랑의 모습을 담아내요. 관객들이 보면서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박나리 “30대의 사랑은 20대의 사랑보다는 좀 더 편안하고 진지해요. 하지만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도 있잖아요. 그런 감정을 표현 하는게 포인트예요.”
 
박나리는 30대의 사랑을 표현하지만 아직 20대다. 나이에 맞는 파트를 맡고 싶은 마음도 컸을 법하다. 그러나 그녀는 “저도 곧 삼십대예요(웃음)”라며 나이가 아니라 감정 표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제게 맡는 역을 주셨고, 공허함과 사랑에 대한 진지함 그것들을 잘 표현했으면 좋겠는 마음뿐이에요”라고 전한다. 그녀에게서 언니스러움이 느껴진다.
 
“늘 관객과 함께하는 발레리나가 되길”
 

으레 자매라면 벌이는 시샘, 질투가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같은 단원, 발레리나로서 벌일 수밖에 없는 경쟁에서도 이들 자매는 서로 격려함으로 헤쳐 나간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조언과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매일 보니 서로의 안무까지도 다 외웠을 정도라고. 박나리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같이 해서 오히려 다른 사람이 보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어요. 예전에는 동생 하는 것 보면 불안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해요.” 박슬기 “어렸을 때 학교 다니면서 박슬기가 아니라 ‘나리 동생’으로 불렸었거든요. 그 땐 엄청 속상해 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같이 하니까 서로 의지도 되고 애틋하고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발레리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도시적이고 도도한, 또 새초롬하고 우아한 등등. 이런 발레리나 환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 놓자마자 그녀들은 손사래를 쳤다. 박나리 “주변에서도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셔요. 그런데 저희 만나면 그런 생각 없어지신대요(웃음).” 박슬기 “언니랑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긍정적이고 활동적이고 발랄하고.” 그렇다면 발레리나에 대한 이미지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그러자 그녀는 “아, 그런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저희 또래보다 훨씬 소녀 같은 뭔가가 있긴 해요. 머리도 하나로 묶고 다니고, 화장도 진하게 안하고, 또 클래식 발레하면 맨날 동화 속 주인공 공주, 소녀 이런 것만 하니까 감수성이 풍부해지나 봐요(웃음).”
 
6살, 9살 어린 나이에 발레를 같이 시작한 자매는 발레에 줄곧 빠져 있었다. 자매는 부모님께서 발레를 그만두라고 말할까봐 힘들다는 말조차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들에게 발레는 꿈이고, 삶 그 자체다. 그렇지만 그녀들은 확실히 한다. 발레는 자기만족이 아니라 “관객과의 호흡”이라고. “항상 무대에 올라가기 전 기도드려요. 관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다른 사람들이 칭찬해줘도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했다면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테크닉적으로 실수하더라도 관객들의 에너지를 받고 또 나누면서 즐기는 무대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평생 그렇게 무대에 오르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글 김문선 기자, 사진 강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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