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의 아픔에서 시작된 사명감, 데이터 과학으로 확장된 형제애 필리핀 아테네오 드 세부 스쿨 김태양·김태의 형제의 빛나는 여정
형 김태양 군은 양 손가락과 발가락의 단지 합지 장애로 태어나 유년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냈다. 수차례의 대형 수술, 한 달이 넘는 입원 생활은 어린 그에게도 버거운 시간이었지만, 그의 눈에 더 깊게 남은 것은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좌절감에 눈물짓던 부모들이었다. 심지어 일부 부모는 자녀의 장애를 ‘숨기려’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 그 모습은 김 군에게 강렬한 문제의식을 심어주었다.
그가 스스로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누군가의 희망이 되겠다.”
이 목표는 그의 성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 군은 외국인 최초로 학생회 임원을 맡으며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로봇동아리 회장, 수학·화학·물리 클럽 활동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0월에는 제27차 SPVM 전국 물리 컨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하며 학문적 성취까지 이뤘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장애 경험을 바탕으로 의수 제작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며, ‘개인의 아픔을 타인의 기술적 도움으로 연결하는’ 실천적 과학을 구현하고 있다.
동생 김태의 군의 삶의 방향은 형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출발했다. 어린 시절부터 수술과 병치레를 반복하던 형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는 ‘같은 DNA를 가진 쌍둥이인데 왜 형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품었다. 이 물음은 그를 생명과학·의학·데이터 사이언스의 융합 분야로 이끌었다.
그의 목표는 명료하다. AI 기반 유전체 분석, 데이터 예측 플랫폼, 의학 통계 등 첨단 사이언스를 접목해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보호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수의학과 약학, 바이오 분야로 관심을 확대하며 미래 의료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결국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만든 작은 빛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커다란 희망의 불빛이 되기를.”
세계 각지의 청소년들이 도전에 주저할 때, 김태양·김태의 형제의 이야기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환경은 한계를 규정하지 않으며, 개인의 상처도 인류 전체를 위한 가치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
이들의 ‘인류애적 과학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그 길은 더 많은 청소년과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문화저널21 강영환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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