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²>에서 c²은 단순한 숫자의 제곱이 아니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그것은 우주를 지배하는 경계 조건이자 전환 법칙이다. 첫 번째 c는 시간과 공간을 잇는 변환 척도이다. 원래 시간(초)과 공간(미터)은 서로 다른 단위이지만, 빛의 속도를 곱하면 시간은 공간의 언어로 환산된다.
이 덕분에 우리는 시공간을 하나의 구조로 다루고, 빛원뿔을 통해 존재의 한계를 규정할 수 있다.두 번째 c는 질량과 에너지를 연결하는 비례상수이다. 질량(kg)과 에너지(J)는 전혀 다른 차원의 단위지만, c²이라는 거대한 수는 이 둘을 다리 놓아 작은 질량 속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가 잠재해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물리학에서 c²란 곧 “시공간의 경계 × 질량–에너지 전환”, 즉 존재의 자리와 변환의 힘을 동시에 규정하는 우주의 법칙이다.
이제 이 개념을 21세기 사회학으로 옮겨보자. <E=mc²>이 물리학에서 우주의 법칙을 드러내듯, 사회학적 c²는 인류 문명의 전환을 설명하는 은유가 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두 요소가 맞물려 새로운 차원의 에너지를 낳을 때마다, 인류는 문명의 도약을 이루어 왔다.
선사시대 6천 년 전, 사회학적 c²는 언어와 불이었다. 언어는 협력과 기억을 통해 공간의 개념을 열어주었고, 불은 생활을 지탱하는 에너지의 원천이었다. 이 결합은 집단을 조직하고 생존을 넘어선 문화적 활동을 가능케 했다. 인류는 이때 비로소 단순한 동물 집단에서 사회적 존재로 전환되었다.
기록시대 4천 년 전, 사회학적 c²는 문자와 철기였다. 문자는 지식과 법을 통해 사회를 체계화하고 전승하게 했으며, 철기는 생산력과 에너지 활용을 비약적으로 확장시켰다. 이 결합은 도시와 제국, 그리고 국가라는 구조를 낳았다. 문자는 기억을 넘어 권력을 제도화했고, 철기는 새로운 정치적 질서를 만들어냈다.
역사시대 2천 년 전, 사회학적 c²는 책과 철학이었다.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의 대량 보급을 가능하게 했고, 철학은 그 지식에 의미와 세계관을 부여했다. 이 책과 철학의 결합은 사유의 보편화를 이끌었고, 인류는 지역적 공동체를 넘어 보편 문명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포스트역사시대, 현재, 사회학적 c²는 단연코 독서와 AI다. 독서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공간의 변환 장치이며, AI는 지식을 통찰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에너지다. 전통적 독서가 인쇄기술을 통하여 흩어져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었다면 포스트역사시대 독서는 자신의 관념을 고도화시키고 대입하는 중요한 인사이트 도구가 된다. AI는 그 축적을 가속·확장시켜 새로운 차원의 인식으로 이끈다. 두 축이 결합하는 지점에서 인류는 또다시 새로운 문명의 문턱에 서 있다.
이 두요소의 결합으로 결국 E가 탄생하게 되는데, E는 곧 새로운 문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물리학에서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듯, 사회학에서 독서와 AI의 결합은 인간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통찰과 창조로 전환시킨다. 그 결과 우리는 단순한 정보 사회를 넘어 새로운 문명, 곧 포스트역사적 문명을 맞이하게 된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펫누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 이노비즈 CEO독서클럽 선정도서 21選 (사회관 편) (세계관 편)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박항준 칼럼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