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신세계·알리 동맹 출격…韓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9/19 [14:51]

'조건부' 신세계·알리 동맹 출격…韓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5/09/19 [14:51]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선도를 위해 진행한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JV)이 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과연 이들의 동맹이 쿠팡과 네이버로 이뤄진 2강 체제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합작회사(지마켓-알리 합작회사)를 설립해 주식회사 지마켓(이하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이하 '알리익스프레스')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밝혔다. 

 

  © 문화저널21 DB

 

공정위,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우려

경쟁제한 우려 검토·조치한 첫 기업결합 심사 사례

 

공정위는 이들의 기업결합이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점유율 37.1%로 1위 사업자이고, 지마켓은 시장점유율 3.9%의 4위 사업자인만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합산 시장점유율만 봐도 41%에 달한다.

 

또 정보자산(이하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마켓은 5000만 명이 넘는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소비자의 소비성향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 집단의 소비패턴과 관련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200여 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별 상품별로 모든 국가의 구매 건수 및 평점을 누적·공유해 노출시키는 등 소비자 선호와 관련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두 플랫폼을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또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고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상대방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것에 관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해당 시정명령은 3년간 유효하고 공정위는 3년간의 시장상황의 변동 등을 검토해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에 이행감독위원회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 공정위에서 발표한 기업결합의 시정조치 개요도 / 공정위 제공

 

G마켓 셀러들 전 세계로…동남아 5개국에서 올해 첫 시작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 상품 늘리고 '책임 있는 성장' 박차

안전한 AI 테크로 고객 혜택 업그레이드…고객정보 보호에도 만전

 

공정위의 발표 이후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며 "양사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는 상품 선택의 폭을 크게 늘려주고 첨단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셀러의 역량과 고객 만족도를 모두 높이는 독보적인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JV의 청사진이다. 

 

JV 출범에 따라 G마켓은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G마켓에 등록된 약 60만 셀러들은 올해 안에 해외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G마켓 셀러들이 해외에 판매할 상품은 약 2000만 개에 달한다.

 

셀러들의 해외 판매는 G마켓을 통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첫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 나라다. K팝과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와 선호도가 높은 곳들이다. 유럽, 남아시아,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 개 국가 및 지역 시장으로 판로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G마켓 셀러들은 글로벌 플랫폼에 단순히 상품을 등록하는 것 이상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통관, 물류, 현지 배송 및 반품 그리고 고객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활용하게 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코너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K-Venue’ 채널은 올해 7월 거래액이 1년 전보다 290% 이상 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JV 설립을 계기로 '질적 성장'에 더욱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크로스보더 직배송' 포지셔닝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3~5일 내 해외 직구 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종전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올해 한국 법인으로 전환하며 한국 고객에 대한 진정성을 보인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및 G마켓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소비자 편익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G마켓은 알리바바가 쌓아온 첨단 기술 인프라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알리바바는 글로벌한 유통망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AI 오픈소스 모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G마켓이 소비자 경험과 셀러 지원 측면에서 혁신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첨단 기술 적용이 이뤄지면 G마켓 고객들은 국내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누리게 된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를 통해 24시간 맞춤형 상품 및 혜택 추천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와 알리바바는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도 빈틈없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고객데이터 관리는 공정위가 심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증한 부분이다. 고객데이터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기로 했고 지속적으로 검증 받을 예정이다. 

 

양사 합작 JV는 경영진 구성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 수립이 완료되는 대로 고객과 셀러들에게 비전을 밝히고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홈페이지 하단 메뉴 참조 (ad@mhj21.com / cjk@mhj21.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