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어른이라는 존재에 대한 드라마, 그리고 ‘나의 대통령’

박항준기자 | 기사입력 2025/04/22 [13:27]

[박항준 칼럼] 어른이라는 존재에 대한 드라마, 그리고 ‘나의 대통령’

박항준기자 | 입력 : 2025/04/22 [13:27]

 


세상이 시끄러워질수록,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그중 하나는 ‘어른’이라는 말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자리를 가진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그 단어가 좀처럼 입에 오르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시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떠올린다. 그 안에서 남주인공 박동훈이라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이 없다. 말이 적고, 웃음도 잘 없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의 삶을 조용히 바꾼다.

 

“넌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

“넌 잘못한 거 없어. 버틴 거야.”

 

그 말은 판단이 아니고, 처방도 아니다. 그저, 긴 시간 무너지지 않고 살아온 존재에게 건네는 조용한 인사였다. 그 한마디에, 누군가는 비로소 살아 있음의 이유를 되찾는다. 어른은 그런 사람이다.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고통을 말없이 지켜보는 사람, 기다릴 줄 아는 사람. 세상이 쉽게 단죄하는 그 자리에, 침묵으로 함께 서주는 사람. 그래서 ‘버텼다’는 말에 가볍지 않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에 여주인공 이지안은 말한다. “사장님은 그냥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사람을 괴롭히지 않잖아요. 무시하지도 않고.”

 

지금 우리가 절실히 원하는 ‘어른’은 가르치려 하지 않고, 억누르려 하지 않으며,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다. 그 자격은 경력이나 이력이 아니라 경청하는 귀와, 재단하지 않는 시선과, 기다릴 줄 아는 마음에서 온다. 세상은 늘 빠르게 흐르려 하고, 사람들은 자꾸 무언가를 증명하라 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어른 한 사람이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다가온다. 우리는 능력 있는 지도자도 필요하고, 비전과 추진력 있는 리더도 원한다. 하지만 지금, 이 혼란하고 지친 시대에 진짜 필요한 건 국민을 기다려주는 '나의 아저씨', 국민의 버틴 삶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어른'이다. 우리 모두가 되고 싶은 '어른', 그리고 언젠가는 꼭 만나고 싶은 '어른'.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버틴 것’이라 말해줄 수 있는 그런 어른스러운 대통령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반려가족누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국디지털웰니스협회 부회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 이노비즈 CEO독서클럽 선정도서 21選 (사회관 편) (세계관 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