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기본소득제 유보… “첫째도 성장, 둘째도 성장”으로 중도층 공략하나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5/04/18 [13:27]

이재명 후보, 기본소득제 유보… “첫째도 성장, 둘째도 성장”으로 중도층 공략하나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5/04/18 [13:27]

▲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슬로건을 공개하고 있다. © 문화저널21 DB

 

국민들이 인식하는 이재명 후보의 대표 경제정책 트레이드마크는 ‘기본소득 보장제’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현실에서 매우 생소한 개념이며, 전 세계적으로 이를 도입해 실행 중인 국가는 사실상 전무하다. 최소한 국민소득이 10만 달러 수준은 돼야 가능하다는 평가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사실상 기본소득 제도를 유보하고, ‘첫째도 성장, 둘째도 성장’이라는 기조를 앞세운 실용적 경제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국익에 큰 손실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공약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표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표 ‘3·4·5 성장전략’… “기본소득은 당분간 후순위”

 

이재명 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16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3·4·5’ 신경제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달성 △세계 4대 수출강국 진입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핵심 비전으로 담고 있다. 즉,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다면 경제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간 이 후보의 상징적 정책이었던 ‘기본소득’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났다. 또한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왔던 ‘분배 중심’ 노선과도 일정 정도 결별하며, 실용성과 성장 중심의 노선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는 경제 불안 심리를 가진 중도·보수층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장과 통합’은 이재명 후보의 핵심 경제 싱크탱크로, 유종일 전 KDI 원장과 허민 전 전남대 부총장이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출범식 내내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첫째도 성장, 둘째도 성장”이라는 구호가 강조됐다. 유 전 원장은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과제”라며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당분간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흑묘백묘론으로 본 실용주의 경제 노선… 중도층 움직일까?

 

이재명 후보의 이번 경제정책은 당장 현실화되기보다는 집권 이후를 염두에 둔 계획이다. 그러나 대선 국면에서는 경제공약이 표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후보의 정책 전환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성장과 통합 측은 ‘3·4·5’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AI 대전환’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첫 일정으로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퓨리오사를 방문해 ‘AI 100조 원 투자’를 공약으로 발표하며, AI 기반 사회를 국가 성장 동력의 핵심축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는 명확한 선을 긋는 행보도 눈에 띈다. 유 전 원장은 “시장과 싸우는 정책은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성공하기 어렵다”며, 1인 2주택 보장 등 획기적인 부동산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백지화하고, 원전을 주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재명표 경제정책의 요지는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며,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한다는 데 있다. 이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연상시키는 접근으로, 박정희든 김대중이든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 정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수용하겠다는 실용주의 태도를 드러낸다.

 

이재명 후보의 ‘성장 중심’ 경제정책이 대선 국면에서 중도층이라는 산토끼를 잡는 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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