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딜레마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아직 비교적 강하게 형성돼 있다. 따라서 경선 국면에서는 윤 전 대통령 지지가 확인된 후보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 계엄선포는 위헌·위법하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60~70%에 이르기에 윤 지지가 확인된 국힘 후보는 본선에선 중도층 지지 확보에 결정적인 악재를 만나게 된다. 윤석열 그림자가 경선·본선의 다른 명암을 드리우고 있다.
尹 지지, 경선에선 결정적 도움 본선에선 결정적 악재 김문수 우위 확보는 윤 지지 영향?
경선 국면에선 김문수, 나경원, 윤상현, 홍준표, 이철우 예비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밀접 관계나 전화 통화 등을 언급하면서 은근히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뉘앙스를 펼치곤 했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가 상당함을 후보들이 알고 있기에 윤석열 팔기에 나선 것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 출마 선언 당일인 지난 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잘 해보라,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격려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이번에 장관직을 그만두면서 저를 임명해 주신 (윤석열 전) 대통령께 전화드려 '제가 이렇게 사퇴하게 됐다'고 말씀드렸다"며 "출마 이런 것은 전혀 말씀 없으셨다. 하여튼 '잘 해보라'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하시고, 저도 ‘대통령께서 너무 고생 많으셨다’ 그런 정도의 말씀을 나눴다"고 공개했다.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윤 전 대통령이 김문수를 지원하고 있다는 추정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그날 이후 보수 진영 1위 김문수 후보의 입지가 더욱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 윤석열의 지원에 의한 김문수의 후보직 쟁취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경선 구도가 바뀌고 있다.
본선에선 윤석열 지우기가 국힘 최대 난제 윤 털어내기는 보수 진영 존립과 직결
대선의 궁극적 목적은 승리해 자신의 시대(정부)를 개막해 역사적 업적을 후세에 길이 남기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당내 경선 승리는 1차 관문 통과일 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는 인식이 약 60~70%에 이르고 있고 특히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은 부정적 여론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 지지가 확인된 후보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 경선 국면에서는 도움받아야 하고 본선 국면에선 내쳐야 하는 것이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윤석열 딜레마다.
계엄 파동 직후 '계엄은 위헌·위법하다'고 각을 세워온 한동훈 후보가 만약 선출된다면 단칼에 출당시키는 등 단호하게 윤 전 대통령을 정리하겠지만 김문수 후보 등 다른 후보들이 선출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 상황이다.
14일을 기준으로 대선을 50일을 남겨두고 있고 각 당의 당내 경선은 5월 3일경에는 대충 마무리된다. 당내 경선이야 각 당 경선 룰에 따라 그럭저럭 마무리되겠지만 궁극의 목적인 대권 쟁취에 이르는 길은 모두 만만치는 않겠다. 일극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캠프는 그래도 '앞만 보고 가면 된다'는 비교적 단순한 환경이나 국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의 난제에 부딪친다.
윤 전 대통령과 때늦은 차별화, 그리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 받아내기 등이 국민의힘으로선 대선정국의 최대 난제다. 국민 절대다수인 70% 내외가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질타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제 6월 4일이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며 헌재의 탄핵 결정에 국민 대다수가 승복한 바와 같이 선거 결과에도 모두가 승복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흐름도로는 민주당의 집권이 역사의 순리처럼 보이지만, 정치는 워낙 변화무상하기에 현시점에서 대선 결과는 전혀 예단 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저지른 업보를 털어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대선 승패를 떠나 보수 진영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본선 국면에서 국힘이 윤 전 대통령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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