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6월 3일) 여야 각 정당은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김동연·김두관·김경수 등 4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으나, 이재명 후보의 선출이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다. 반면, 기호 2번 국민의힘은 지난 13일까지 김문수·홍준표·한동훈·안철수·나경원·윤상현·이철우·유정복·양향자 등 9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경선의 핵심 관심사는 누가 1위를 차지하느냐, 그리고 한동훈 예비후보가 유의미한 득표(2위 이상)를 통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보수 잠룡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느냐다.
'배신자 프레임'에 무너진 유승민·황교안 한동훈은 다를까?
정치판에서 '배신자 프레임'은 치명적인 족쇄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주도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며 정치적 활로를 모색했으나, 결과적으로 정치 생명이 끝나는 계기가 됐다. 탄핵 주도자라는 낙인은 보수 본거지인 TK 민심의 철저한 외면으로 이어졌고 당 지도부 역시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경선 룰이 '당원 50% : 국민 50%'로 결정되자 현실적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당성과는 별개로 '배신자 프레임'이란 정치적 낙인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유사한 궤적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역임한 그는 2019년부터 1년간 당 대표를 맡으며 한때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다. 그러나 제20대 총선에서의 참패와 이후 '부정선거론'에 매몰되며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이후 당의 어떠한 공천도 받지 못하고 제21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나 득표율 1~2%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정치 인생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한동훈 정치 인생의 분기점 되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서의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탄핵 정국에서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올해 2월에는 '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선택'이라는 책을 발간하며 정계 복귀를 시사한 바 있다. 출마 선언 자리에서 그는 탄핵 찬성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자신임을 내세웠다.
문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전력에 따른 '배신자 프레임'이 여전히 한 후보에게 따라붙고 있다는 점이다. 윤 전 대통령은 측근 등을 통해 한동훈 예비후보에 대한 불쾌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극렬 지지층 사이에선 한 후보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이로 인해 경선에서의 지지 확보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한동훈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거나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한다면, 그는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현재 여야 통틀어 40대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유일하며 50대 후보군 가운데서도 한동훈 예비후보의 경쟁력은 주목받고 있다.
설령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는 향후 당권 장악과 차차기 대선(제22대)에서의 도약 발판이 될 수 있다. 한 후보가 향후 보수진영의 잠룡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국 정치의 비극은 그 극심한 불확실성에 있다. 박정희·전두환의 군사정변은 물론, 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까지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동훈 예비후보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적으로 부활할 것인지, 아니면 유승민·황교안처럼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그의 정치적 명운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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