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무니 가게’ 한 줄의 호소, 그리고 김동연의 한 끼밥값보다 더 귀했던 공감… 정치보다 앞선 마음의 연대
생선구이집 딸이 올린 이 한 줄의 SNS 글은 단 하루 만에 전국 수천 명의 마음을 움직였다. 식당 사장님의 딸은 생선값은 오르고 손님은 끊긴 엄마의 가게를 대신해 조심스레 도움을 청했고, 누군가는 “수원 들르면 꼭 가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에 응답한 사람이 있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첫 공개 일정이 생선구이집 방문이었다. 정치적 메시지도, 보도자료도 없었다. 경기도청 간부 몇 명과 조용히 밥을 먹고,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뒤 자리를 떴다. 누군가는 그 한 끼를 ‘소박한 정치’라 불렀고, 누군가는 ‘행정이 마음을 품을 때’라고 했다.
생선구이, 갈치조림, 따뜻한 밥 한 공기. 그날의 식사는 단순한 응원을 넘어, ‘진심은 연대된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후 전국의 자영업자 자녀들이 “저희 어무니 가게도요”라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1000여 개의 소상공인 가게가 정리된 ‘자영업자 구조지도’까지 만들어졌다.
정치인이 시민의 SNS에 응답한 건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그게 거창한 발언이 아닌 한 끼의 식사였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그 소소한 진정성에 주목했다.
김 지사는 올해 들어 이미 다섯 번이나 자영업자 현장을 찾았다. 설렁탕집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했고, 비빔국수집에서 사장님과 밥을 나눴으며, 도매시장에선 새벽시장 상인들과 고충을 나눴다. 이 모든 방문은 “정치보다 밥이 먼저”라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자영업자들에게 늘 “살아남아야 도약이 온다”며 버텨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답한다. 말보다는 현장, 제스처보다는 실행을 우선시하는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발표한 ‘50조 슈퍼 추경’에서도 드러난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지원에만 15조 이상을 편성하자고 주장했고, 피해가 큰 계층에 더 두텁고 집중된 ‘민생회복지원금’ 도입을 제안했다.
김동연의 생선구이집 방문은 단순한 정치 행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한 줄의 호소에, 한 끼의 공감으로 응답한 장면이었고, 지금 대한민국이 절실히 원하는 ‘듣는 정치’, ‘함께 밥 먹는 행정’의 실험이기도 했다.
그날 점심, 수원의 작은 식당에서 밥 한 공기를 비운 사람은 단지 도지사가 아니라, 시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리더 한 명이었다.
문화저널21 강영환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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