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최소단위로 세상을 바라본다. 직업과 환경에 따라 세상을 측정하는 기준이 달라지며, 이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경제적 의사결정에 깊이 영향을 미친다.
한 번은 나사를 제조하는 사람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갈비탕 한 그릇이 나왔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한 그릇을 먹으려면 나사를 15만 개 만들어야 합니다."
그의 세상은 나사의 개수로 환산되어 있었다. 하루의 노동이, 한 끼의 식사가, 그의 인생이 나사의 가격으로 정리되고 있었다.
비슷한 사례는 의사들과의 대화에서도 볼 수 있다. 흔히 의사들이 돈을 잘 벌지만 작은 금액에 민감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이해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의사들의 최소단위는 대략 13,000원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된 초진비나 간단한 진료수익이 이 금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수익을 계산할 때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정리된다. "내가 100만 원을 벌려면 80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합니다."
이는 인색함이 아니다. 단지 그들의 삶에서 가장 익숙한 경제 단위가 그렇게 설정되어 있을 뿐이다.각자의 최소단위는 직업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다. 식당 사장은 하루 테이블 회전율과 객단가로 세상을 보고, 건축가는 평(坪)과 층수로 공간을 인식한다. 광고인은 노출 수와 클릭률로, 주식투자자는 PER과 수익률로 세상을 이해한다.
이러한 최소단위는 우리의 삶을 정의하고,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이 개념을 활용할 수 있을까?
기업이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때,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최소단위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은 한 달 용돈으로 소비를 결정하고, CEO는 투자 대비 수익률을 고려하며, 직장인은 월급을 기준으로 생활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다. 바로 메타유니버스(Meta-Universe) 시장이다.
전통적인 유니버스 시장에서는 사람마다 자신이 갖는 최소단위가 적용된다. 즉, 생존과 안정이 중심이 되는 경제에서는 자신의 현실적인 경제적 한계를 기반으로 소비를 결정한다. 하지만 탈유니버스 시장, 즉 메타유니버스 시장에서는 최소단위의 개념이 무너진다. 이는 생존이 아닌 정체성 탐색과 가치소비가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여행, 골프, 피규어, 예술, 바이크 등 가치소비가 핵심이 되는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최소단위가 적용되지 않는다. 제조업체 사장이든, 의사든, 주부든, 메타유니버스 시장에서는 소비 기준이 '내 삶의 정체성에 맞는가?'로 바뀐다.
다가오는 미래 시대의 경제 패권은 최소단위를 넘어서는 기업이 차지할 것이다. 새로운 소비 패턴이 등장하는 메타유니버스 시장에서는 기존의 경제 단위를 뛰어넘는 가치 기반 소비(Value Consumption)가 중심이 되기에 새로운 가치소비 시장을 개척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경제 단위를 제시할 수 있는 기업만이 미래의 경제 패권을 쥘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을 넘어, 삶의 의미와 정체성을 반영한 소비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미래 성장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제 경제는 더 이상 단순히 숫자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최소단위를 넘어, 삶의 의미를 반영한 가치소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새로운 경제 패권을 차지하려면 최소단위를 뛰어넘어야 하며, 메타유니버스 시장에 그 기회가 있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반려가족누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국디지털웰니스협회 부회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 이노비즈 CEO독서클럽 선정도서 21選 (사회관 편) (세계관 편)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박항준 칼럼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