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생한방병원의 한약 통합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모습.  © 이한수 기자

"궁휼지심(矜恤之心), 환자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처럼 느껴 진심으로 열과 성을 다해 진료에 임하고자 하는 마음"

진료에 진심인 자생한방병원은 30여년 간의 '한약 노하우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약 통합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만들어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과거 탕전실을 최첨단 한약 조제·품질 관리 시설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한약은 환자를 위한 최고의 치료'라는 자생 만의 굳은 신념이 구현된 공간이다.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전경. / 자생한방병원 제공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약의 세계화를 위해 한약은 치료제라는 본질에 집중해 환자들이 믿고 복용할 수 있는 명품 한약을 짓겠다"고 밝혔다.

한약은 한의치료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치료법이지만, 우리 고유의 치료약임에도 한약이 어떤 조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2023년 10월 출범한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국민들이 한약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한약의 안전성, 효과성을 세간에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조성됐다.

▲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신광렬 선생이 강조한 '긍휼지심' 정신.  © 이한수 기자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7000평에 이르는 규모로 제약업계 의약품 제조시설에 준하는 최첨단 시설뿐만 아니라 자체 안전성,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품질관리 시설이 포함돼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한약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위해 연구와 인프라에 꾸준히 투자해왔고 안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품질과 효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했다. 덕분에 센터에는 독보적인 한약재 가공시설이 마련됐다. 실제로 센터에서는 연간 약 800톤에 달하는 한약재 가공, 일일 1500명분의 한약 조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 한약사가 한약을 조제하는 모습.  © 이한수 기자

우선 자생메디바이오센터 3층에는 '한약재 생산 및 품질검사' 시설을 살펴볼 수 있다. 자생 한약의 원료가 되는 의약품용 한약재가 생산되는 공간이다. 

특히 센터의 한약재 가공 및 공급 인프라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의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5년 연속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약재 GMP 우수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일반 식품용 한약재는 누구나 구입이 가능하지만 의약품용 한약재는 차이가 있다. 2015년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제도가 전면 의무화됨에 따라 한의원·한방병원에서는 엄격한 절차를 거친 한약재 규격품만을 활용해 한약을 조제해야 한다.

▲ 자생한방병원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한약재 품질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 이한수 기자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그동안 품질에 있어 행정처분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을 정도로 관리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다. 

녹용, 침향, 사향 등 약재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유효성분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원산지를 찾아 공수한 최상급만을 사용한다.

사전품질검사부터 입고, 출고검사까지 자체적으로 최소 9회 이상의 시험을 까다롭게 운영 중이다. 중금속, 잔류 농약, 순도시험, 성분 확인 시험 등의 철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 중 잔류농약시험 종류만 해도 약재에 따라 많게는 100가지가 넘는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약침 검수 과정.  © 이한수 기자

2층에는 '약침 조제 원외탕전실'과 '한약 조제 원외탕전실'이 있다. 

약침 조제 원외탕전실은 자생한방병원을 비롯해 전국 5000여개 한방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자생 약침이 조제되는 공간이다. 일반 약침과 함께 신바로 약침이 생산되고 있다.

신바로약침은 2003년 미국물질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 성분이 함유됐다. 신바로메틴은 자생만의 척추 치료 한약인 신바로한약의 구성 성분으로 항염증, 뼈·신경 강화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는 바닥에 놓인 둥근 플라스크와 와이자형 기기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물질이나 균을 걸러낸다.   © 이한수 기자

약침의 안전성 검사도 상당히 엄격하게 진행된다. 무균실, 약침 전용 수처리실 등 전문의약품에 준하는 최첨단 조제 설비와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다. 약침은 14일간 배양 시간을 거치며 균이 없다는 것을 완벽하게 확인한다.

아울러 168개에 이르는 보건복지부의 까다로운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제 기준을 통과해 2주기 연속 인증을 획득했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탕전기.  © 이한수 기자

한약 조제 원외탕전실은 말 그대로 처방된 한약이 조제되는 공간이다. 자생한방병원의 청파전, 육공단 등이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한약 탕전은 센터 내 전문 한약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처방전에서부터 시작된다. 한약사들은 한약재를 검수하고 조제를 진행한다. 조제가 완료되면 환자 인식표를 부착한 뒤 탕전기에 넣어져 추출단계로 넘어간다.

무압력방식(대류순환식) 탕전기는 한약재 성분의 효율적인 추출과 한약 맛의 부드러움을 극대화한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최적의 시간, 압력, 온도 등을 설정해 정확하고 표준화된 조제가 가능하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직원들이 한약을 충진하고 있는 모습.  © 이한수 기자

또 층마다 독립적으로 구축된 공기조화시스템(HVAC System)이 최적의 조제 환경을 위한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해 준다. 

처방에 맞게 추출된 탕전액은 전용 배관을 통해 지정된 충진기로 흘러간다. 스파우트팩에 충진이 완료되면 용량과 외관 검수 후 레토르트 멸균기에서 고온·고압의 멸균 작업이 진행된다.

한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약재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물'이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한약재를 세척하거나 조제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물을 건물 지하의 대규모 수처리시설에서 24시간 관리한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진행된 전문 도슨트 설명.  © 이한수 기자

마이크로, 카본, 멤브레인필터로 이어지는 역삼투압방식과 전기탈이온방식(EDI) 시스템으로 정수한 정제수에 유기체탄소, 전도도, 미생물 검사 등을 깐깐하게 진행해 불순물이 전혀 없는 무결점 상태를 유지한다.

조제가 완료된 한약은 센터의 배송팀에게 전달된다. 배송팀은 안전한 배송을 위해 한약의 포장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지역별 담당자를 배정해 배송 전후로 환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다. 익일 직배송이 가능한 서울 및 경기 지역은 센터 직원들이 직접 운송하므로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 4층에 마련된 제이에스뮤지엄.  © 이한수 기자

4층에는 자생한방병원이 철학과 역사를 볼 수 있는 '제이에스뮤지엄'이 있다.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신광렬 선생이 강조한 '긍휼지심' 정신도 엿볼 수 있다. 신광렬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의사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방 비수술 치료법의 역사와 한의학의 세계화 활동까지 자생한방병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영상미디어도 준비됐다.

또 한의학이 우리 몸을 치료하는 것처럼 문화 예술을 통해 마음까지 치유하는 공간으로 미술관도 개관했다. 다양한 미술 작품을 통해 바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로움과 쉽을 즐길 수 있는 주제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제이에스뮤지엄에서는 신광렬 선생이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제의 탄압과 한의학 말살정책에 맞서 한의학 발전을 위해 집필한 의학서 복제 모형을 볼 수 있다.  © 이한수 기자

제이에스뮤지엄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상시 운영되며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가능하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연구와 시설 등 꾸준히 R&D 투자를 지속해 첩약을 비롯한 약침, 환약 등 한약 보장성 강화를 위한 근거와 기준들을 제시해나가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고품질의 안전한 한약을 조제하는 첨단 핵심시설로 거듭나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한 한약 발전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