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소·고양이 등 포유류로 확산 미국·영국 등 인체 감염 사례 급증, 사망자도 발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조류를 넘어 포유류로 확산되면서 최근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동물단체가 조류인플루엔자의 펜데믹을 경고하며 축산업 시스템의 전환이 시급함을 알렸다.
17일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제2의 팬데믹'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조류인플루엔자는 동물 전염병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텍사스주의 낙농업 종사자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이후 60여 건 이상의 인체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동물해방물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고병원성 AI의 확산세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가금류 사육 농가가 밀집된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0월 첫 발생 이후 현재까지 35건의 확진 사례가 발생했고 살처분된 가금류 수는 400만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농가의 자율방역 강화와 축사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팬데믹 예방을 위한 근본 대응책이 될 수 없다"며 "더욱이 살아있는 동물을 대량 살처분하는 현재의 비윤리적 방역 방식은 바이러스의 지속적 확산과 변이 가능성을 막는 데 무의미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류인플루엔자의 반복 확산과 변이의 근본 원인이 동물을 대규모로 착취하는 축산업 시스템에 있다고 꼬집었다.
관계자는 "집약적으로 사육하는 방식은 바이러스가 빠르게 변이하고 확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며 "좁은 공간에 수많은 동물을 밀집시키는 방식은 감염 속도를 높이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비위생적인 환경은 동물들의 면역력을 급격히 저하시켜 감염 위험을 더욱 증대시킨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여러 기관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밀집 사육 방식이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 출현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동물해방물결은 "질병 확산의 위험은 동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 대부분이 축산업 종사자로 확인된 것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류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인수공통감염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이제 축산업의 축소와 전환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축사 환경 개선을 넘어 사육 동물 총수 제한을 통한 밀집 사육의 단계적 폐지, 동물 전염병 예방 강화·치료 중심의 방역 체계 도입과 살처분 정책의 점진적 폐지 그리고 친환경·생태 농업으로의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생계형 축산업과 종사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는 백신 확보와 신속 배포에서 더 나아가 축산업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단계적 전환을 위한 정책을 조속히 수립하길 바란다"며 "동물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 생명 중심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과 동물 모두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며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한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이윤태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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