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기부터 민주화까지…스크린이 만드는 현대사

마진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8/08 [15:17]

강점기부터 민주화까지…스크린이 만드는 현대사

마진우 기자 | 입력 : 2024/08/08 [15:17]

7일 '조선인 여공의 노래' 

14일 '행복한 나라'

15일 '1923 간토대학살’

 

최근 한국 영화계는 과거의 상처와 성장의 발자취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노력이 한창이다. 과거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근현대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 조선인 여공의 노래 스틸컷

 

# 다양한 시대와 주제를 넘나드는 영화들

 

최근 스크린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1987년 민주화 운동, 경제 개발까지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각색물들이 대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서울의 봄'을 시작으로 1987년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들은 이미 스크린에서 익숙한 소재로 현대인들에게 당시의 열망과 희생을 되새기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행복한 나라'는 현대인에게 민주주의와 독재의 갈림길에 섰던, 멀지 않은 과거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특히 올 초 정치권에서 쟁점이 됐던 '건국 전쟁'과 같은 영화는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을 되짚어보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어 박정희(경제 대국을 꿈꾼 남자)라는 아이템은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박 대통령 시대를 다루며 그 이면에 가려진 빛과 그림자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 행복의 나라 스틸컷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들도 8월 15일 광복절 시기에 맞춰 개봉한다. 먼저 7일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오사카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의 소녀들이 먹을 것이 없어 돼지 내장이라도 구워 먹고 글을 몰라 직접 야학을 열어 한글을 익혔던 강인한 여성들의 삶과 노래를 그린다.

 

15일에 개봉하는 '1923 간토대학살'은 조선인 대학살이 벌어진 지 101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진실을 은폐 및 부정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맞서 세계 역사에 더욱 알려져 기억되고,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싸우는 소수의 일본 정치인과 시민단체 관계자, 학살 피해자 유족들의 증언과 기록에 집중한다. 

 

특히 한국 정부에서조차 무관심한 간토대학살에 관하여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는 일본 시민단체의 활동을 집중 조명, 일본 정치권 반성의 목소리를 담았으며 방대한 자료와 생생한 증언 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101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기록하며 지금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에 메시지를 전했다.

 

▲ 1923 간토대학살 스틸 컷

 

# 스크린에 투영된 트라우마와 역사, 그리고 정치

 

왜 하필 지금, 현대사 영화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을까? 대한민국은 현재 정쟁의 최정점에 서 있다. 여당과 야당은 맹목적인 다툼으로 정책이 아닌 서로를 향한 공격만 난무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정치적 피로의 회복을 과거사를 통해 회복하려 한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통해 현재의 사회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가 투영되고 있다.

 

또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역사적 정의에 관한 관심 자체도 증가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영화계에서도 이를 표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사회의 정체성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해왔다. 특히, 앞으로 개봉될 젊은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본 역사를 담은 작품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의 해석은 기대할 부분이다.

 

문화저널21 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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