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칼럼] 불교 칸타타(Cantata) 시대 열어야순천 선암사 인류문화유산 등재, 대구 동화사 등 불교음악 필요
변화가 속도에만 있는 것은 아닌듯 하다. 천년 사찰의 깊은 절에도 세계의 눈과 관심이 쏠린다. 순천 선암사가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되었디. 세계 유산의 증가는 쾌거다. 지난달 새만금 잼버리에 참여한 독일 학생들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자신을 희생하고 기도하는 불교에 감명을 받아 머리를 깎는 이벤트를 보였다. 평소 접하지 못한 불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한국의불교가 가진, 넓게는 동양 문화가 지구촌에 새로운 질서와 가치, 환경생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찰은 더없이 매력적인 K 컬처 콘텐츠다. 범패 음악과 승무 등 전통의 보물이 가득하지만 기독교나 타 종교에서의 예술의 현대화가 더디다. 음악 지도자를 양성하는 대학이 있는가. 때문에 공연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매력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불교가 시대 어법을 찾아 나서고 글로벌 시각을 부여해 살아 있는 문화를 창조하는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평론가인 필자는 40년 넘게 공연을 보아왔다. 그 사이 5편의 오페라와 9편의 칸타타 대본을 썼다. 우리 불교음악과 색채를 반영하면서 그 토양에 세계 음악화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였다.불교는 종교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DNA 문화적 요소가 있다.
칸타타는 서양 양식이나 K콘텐츠 담을 수 있는 멋진 그릇
칸타타는 서양에서 17세기~18세기 바로크시대에 매우 성행하였고 동시에 세속 칸타타가 생겨났다. 말보다 강한 종교의 감화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이후에 김동진, 윤윤이상, 윤용하, 장일남, 최영섭, 이영조, 이건용 등이 작곡하였는데 세계의 명곡이 된 '그리운 금강산'은 1962 MBC 창사기념 '아름다운 내강산' 칸타타에 들어 있는 곡인데, 7. 4 남북 공동선언 이후 매스컴을 타면서 공전의 히트를 했다. 엄정행의 '목련화' 역시 1974년 경희대학교 개교 25주년을 기념해 조영식 총장의 시에 의해 만들어져 세계의 명곡이 되었다.
임준희 작곡가의 '송 오브 아리랑'은 2013년 아리랑 인류문화유산 등재 기념으로 창작되었다. 오병희 작곡의 '동방의 빛'은 3.1절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고 훈민정음은 초연 후 10회를 공연하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훈민정음'엔 한국의 전통과 불교적 색체가 물씬하게 풍긴다.
그러니까 이제는 헨델 '메시아'와 같은 불멸의 명곡이 불교에서도 탄생해야 할 때다. 한글이 세계의 젊은이들 사이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다. 이런 때에 우리말 칸타타가 K-팝 못지않게 뻗어 나갈 수 있다. 젊은이들이 한 때는 역동적인 춤을 추지만 중년이 되면 보다 깊은 문화 원형을 보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인이 부르는 K 불교송(Song) 나와야 할 때
칸타타의 명곡 '그리운 금강산'이나 '목련화' 같은 명곡이 불교에서 나온다면 어마한 전파력이다. 근시안이 아닌 장래를 보면서 포석을 깔아야 한다. 몇 년 전부터 대구와 부산 등에서는 안타깝게도 합창에서 종교편향이 발생했다. 급기야 종교분조정위원회가 베토벤 '합창' 까지 취소하는 사태로 까지 번졌다. 대안이 필요하다. 불교가 작품을 내 놓고 시립합창단과 민간합창단들이 공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게 근원적인 해결 방안이 되었으면 한다.
세계인이 함께 부르는 K불교 송(Song)이 나온다면 이것이 K콘텐츠 수출이자 세계에 불교를 알리는 길이다. 사람이 있는 곳, 오케스트라가 있는 곳, 어디서나 음악이 삶의 자유와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 전쟁과 분쟁, 자연 생태계의 파괴와 재앙 등이 지구촌을 병들게 하고 있는데 불교가 나서야 한다. 베토벤의 합창과도 같은 명곡을 탄생시켜야 한다.
탁계석 음악평론가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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