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민주당은 그 때를 잊었을까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7/11 [08:41]

[끼적끼적] 민주당은 그 때를 잊었을까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3/07/11 [08:41]

▲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민주당 의원들 간 면담이 진행됐다. /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델리민주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가 지난 9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이른바 ‘초청’해 면전에서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라며 IAEA가 작성한 보고서의 신뢰성을 바닥으로 깔았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안경을 벗거나, 한숨을 쉬는 등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대책위 고문인 우원식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 자리의 의미를 ‘IAEA 성토의 장’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우 의원은 “IAEA 입장은 일관되게 ‘오염수 해양방류 지지’였다”며 “주변국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민주당은 평소 IAEA를 원전 마피아의 사교 클럽 정도라고 여기고 있다. 어쩌면 오염수 처리 관련 보고서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난 2021년 대한민국은 IAEA 이사회의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56년 기구 창립과 더불어 회원국으로 참여한 이래 64년 만에 거둔 장거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당시 문재인 정부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나라가 비확산 모범국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IAEA 활동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온 점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당시 선출의 의미를 평가했다. 

 

IAEA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새로 정립되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그때는 예감이나 했을까. 두 해를 건너 2023년 여름, 이제는 IAEA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해야 하고, 국제기구로서의 최소한 존중도 건네면 안 되는 상황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일까. IAEA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상승했던 무렵의 기억은 다 잊어버렸을까. 

 

민주당이 집권했을 무렵,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두고 해당 국가의 판단이라며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당시 각료가 내기도 했다. 2020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오염수 방출에 “일본의 주권적인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사항”이라고 했다. 이듬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자 입장은 부침개 뒤집히듯 뒤집혔다. 

 

민주당의 당리당략은 국제기구를 향한 존중도, 공인된 보고서도 인정하지 않는 선에서 세워지는 상황이다. 정략적인 판단은 서울 시내를 ‘오염수 반대’ 현수막으로 뒤덮고 있다. IAEA의 광휘에 환호했던, 합류에 환영했던 당시의 기억은 바래지듯 사라졌다.

 

의장국 선출과 이웃나라 오염수 방류는 건(件)이 다르지 않느냐는 반론도, 집권 당시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옹호로 힘을 잃는다. 이 지독한 피아식별의 정치가 오싹하다. 나와 내 편이 아니면 전부 오류가 되고 부정의가 되어버리는 인식이 섬뜩하다. 우리 때만 아니면 모든 책임을 내려놓아도 된다는 오늘의 정치가 무섭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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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하노 2023/07/11 [20:45] 수정 | 삭제
  • 거지같은 대한민국 정치인들. 국가망신. 에라이
  • 2023/07/11 [17:44] 수정 | 삭제
  • 잊었다. 뭐. 왜.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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