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불황인 상황에서 정규직 노조의 두 가지 소식이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한 노조는 회사의 실적에 기대어 역대급 임금인상안과 상여금 지급 요구를 결의했다. 다른 노조는 원청 업체의 지위에 기대어 하청업체 영양사를 술집 종업원처럼 불러 회식을 벌였다. 두 노조는 정당한 요구에 부정한 행위는 없었다고 강변하지만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현대차 노조 “기본급 70%인상, 상여금 800% 요구”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단체교섭에서 작년보다 70% 더 많은 기본급 인상분과 작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회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25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월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해 달라는 내용의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는 작년 임금 인상액인 10만8000원보다 71.2% 높은 수준.
현대차 노조는 또 성과급으로 순이익의 30%(주식 포함)를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7조9836억원인데 당기순이익의 30%는 2조3951만원이고, 이를 작년 말 기준 현대차 직원 수(기간제근로자 제외)로 나누면 1인당 성과급 규모는 3700만원에 이른다.
그 밖에 월 급여(기본급+통상수당)의 800%에 달하는 상여금(현행 750%)과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4세까지 연장해 달라는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기아차 노조, 하청 급식업체 여자 영양사들 불러 회식해
기아차 노조 간부들이 자신들의 회식 자리에 하청 급식업체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젊은 여자 영양사를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간부들은 영양사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가 하면, 특정 영양사를 지정해 회식에 참석하도록 했다.
문제의 회식은 지난 2월 말, 노조와 총무팀의 회식이었다. 해당 회식에 급식업체 소속 영양사 10명 중 9명이 참석했다. 노조 간부는 이날 회식에 “부정은 없었다”고 했는데, 인터넷에 속속 올라오는 증언은 달랐다.
“회식에 영양사를 강제로 참석시키고 ‘여자가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먹는다’며 영양사들을 접대부 취급했다”
그날 회식을 기억하는 작성자는 인터넷에 이같이 썼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회사 측이 자체 조사를 벌였는데, 비슷한 회식은 2~3차례 더 벌어졌다. 회사 측의 조사에 따르면 2주 뒤에 있던 3월 초 회식에는 영양사 4명이 참석했고 노조 간부 A씨는 이 중 20대 중반의 3명을 참석자로 ‘지명’했다. 노조는 2주도 안 돼 회식을 하며 A씨가 지명했던 3명을 다시 참석시키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정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피해호소인’에게 사과한다”는 성명을 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회사 측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관련자들 징계여부를 결정하고, 전 직원에 대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황진석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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