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K컨텐츠라는 빛과 누누티비라는 그림자

이환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3/22 [11:41]

[끼적끼적] K컨텐츠라는 빛과 누누티비라는 그림자

이환희 기자 | 입력 : 2023/03/22 [11:41]

  © 문화저널21 DB

 

영상 컨텐츠 불법 복제 사이트 누누티비 

추억의 영화부터 신작 드라마까지 망라 

한달 이용자만 1억 달해 

 

추억의 영화부터 신작 드라마까지 없는 게 없어보였다. 탭마다 컨텐츠가 즐비했다. 불법 OTT 사이트 ‘누누티비’는 국내 영상 컨텐츠의 깔때기처럼 느껴졌다.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티빙까지 월 일정액을 지불하고 봐야 하는 컨텐츠들이 무료였다.

 

누누티비를 통해 영상 하나를 틀어봤다. 화질도 FHD급으로 재생됐고 끊김도 없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산토 도밍고에 구축해놓았다는 서버의 양과 시설이 얼마나 방대할지 짐작이 가는 시스템이었다. 신작 드라마의 경우 1시간 정도의 지연 후 곧장 영상이 스트리밍됐다.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이 작업에 가담하는지 짐작이 되질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누누티비를 이용한 이용자 수만 1천만에 달한다. ‘더 글로리’같은 흥행작들은 편마다 삽시간에 200~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다.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누누티비, 불법 OTT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 

 

K컨텐츠로 문화적 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이 불법 복제 컨텐츠로 문화 후진국 취급을 받게 될 지경이다. 거의 실시간으로 우리 컨텐츠를 불법 복제해 즐기는 중국 네티즌들 역시 국내 컨텐츠 복제 환경을 조롱했다. 

 

▲ 누누티비 대문화면 갈무리

 

중국, 국내 컨텐츠 불법 복제 환경 조롱

박보균 문체부 장관 “TF꾸려 개선책 찾겠다”는데…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지난 20일 SNS를 통해 "최근 ‘더 글로리’ 파트2가 42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며 "이런 와중에 중국 누리꾼들의 불법 시청이 만연한다는 점을 지적했고, 국내외 언론에 기사화돼 큰 논란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몇몇 중국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너희 나라 사람들이나 단속 잘해라’, ‘한국인들도 공짜로 훔쳐 본다’ 등의 글을 보냈다"며 "그 중심에 ‘누누티비’가 있었다"고 지적 받았다고 밝혔다. 이젠 불법 복제의 본국인 중국을 비판하기도 어려워졌다. 단지 우리는 우리의 컨텐츠를 복제한다는 핑계 정도를 댈 수 있을까.

 

박보균 문화부체육관광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문체부에서 별도 TF를 구성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 사이트 문제에 정교하게 대응하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처가 불법  OTT 퇴출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누누티비를 정말 퇴출할 수 있을까. 

 

누누티비 운영 방식 다종다양해

몇몇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규모 

 

불법도박 사이트를 광고해 재원을 마련한다. 유사 도메인 여럿을 구매해 병용, 삼용해 사용한다. 추적이 안 되는 텔레그램 계정을 파 도피의 안내 창구로 이용한다. 홈페이지 우회 어플리케이션인 VPN을 이용해 다른 경로로 접속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누누티비가 지금껏 생존해 온 방법들이다. 사이트 운영자의 신원조차 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서 사이트 퇴출은 쉽지 않을 공산이다. 

 

누누티비 사이트가 막히거나 운영에 이상이 생기면 시중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이트 운영 여부를 중계하듯 올리고, 변경된 도메인을 게시해 접속을 이끈다. 이제는 몇몇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이트가 돼버렸다. 거대한 사업이 돼버린 누누티비다. 우리 통신 당국은 이런 누누티비를 규제하거나 단속할 수 있을까. 

 

국내 컨텐츠 제작 협의체 누누티비 형사고소

영상 K컨텐츠의 그림자 걷어야 

 

지난 3월 9일 MBC, KBS, CJ ENM, JTBC 등 방송사,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들로 구성된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SLL, OTT(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웨이브와 티빙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합동으로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한다고 밝혔다. 한 곳에서 막을 수 없는 규모와 수법이니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의중이다. 

 

협의체는 K컨텐츠 보호를 위해서라도 누누티비와 같은 거대 불법 컨텐츠 복제 사이트의 퇴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검을 빼든 셈이다. 

 

누누티비는 이달 초 기준으로 동영상 총 조회수가 15억3천800회에 달한다. 우회로는 사통팔달이고 규제는 받지 않으며 단속은 어렵다. 한국 컨텐츠의 오늘이 누누티비라는 그림자를 짊어지고 있다면 컨텐츠의 미래는 그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있다.  

 

문화저널21 이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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