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산 / 함민복

서대선 | 기사입력 2021/04/05 [09:39]

[이 아침의 시] 산 / 함민복

서대선 | 입력 : 2021/04/05 [09:39]

 

 

된통 혼나고 싶은

마음에

찾아뵈어도

 

오르막

내리막

덕담뿐

 

# 크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혹시 잘못한 일을 잊고 싶어 알코올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비정상적인 쾌락 속에 숨어버리는가. 그도 아니라면, 이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뻔뻔하게 넘기는가. 만약 이런 방법들에 의존하고 있다면 당신의 메타인지(metacognition)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며, 또다시 “된통 혼날 일”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에 당신의 뇌는 당신을 비웃고 있으리라. 최근 집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선점한 정보로 땅 투기를 일삼고도 죄의식이나 반성은커녕 ‘부러우면 공부해서 들어오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의 댓글을 보고 그들의 뇌 구조 속에 작동되어야 할 메타인지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섬뜩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아는 능력은 메타인지(metacognition)의 기능이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 처리 과정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자기 모니터링(self-monitoring)과 자기표현(self-expression) 및 자기조절(self-regulation) 과정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예컨대, ‘평범한 마라토너는 경기 중 달리기가 너무 고통스러울 때,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한다. 그러나 최상위 선수들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자신에게 집중하여 자신의 호흡과 발걸음을 세며 일정한 비율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처럼 메타인지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자기관찰(self-observation)을 정확하게 하고 그에 따른 자기조절 기술을 적용하게 한다. 메타인지는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능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상위인지기능이다. 

 

“된통 혼나고 싶은/마음에” “산”을 찾아간 시인. 산이라도 찾아가서 반성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셨다면 두 무릎 꿇고 잘못한 사연을 고하고 사랑의 매라도 맞고 싶었던 마음도 들어 있지 않았을까? 산을 한발 한발 오르며 자신의 잘못을 모니터링하고, 자기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반성하는 동안, 산은 말없이 숲길을 열어 다독여 주었으리라. 산 정상에 올라, 산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조망(眺望) 속에서 자신을 다 각도로 바라보는 더 큰 조망능력을 얻었으리라. 뿐이랴, 산을 내려올 때도 산은 시인에게 “덕담”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으리라. 우리 삶에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것을....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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