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에 숨은 탐욕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몰락

내부엔 경영상 문제 다수…대외적으론 코로나19 핑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4/02 [13:27]

[단독] 코로나에 숨은 탐욕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몰락

내부엔 경영상 문제 다수…대외적으론 코로나19 핑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4/02 [13:27]

내부엔 경영상 문제 다수…대외적으론 코로나19 핑계

경영 악화에 지점들 환불거부 사태 속출, 산모들 발 동동

 

국내 기업형 산후조리원 동그라미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된 저출산 현상에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더해지면서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지만, 내부적으로 경영상의 문제점이 다수 포착된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지점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환불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일부 지점에서 탈세‧배임 논란이 불거지는 등 비단 코로나 핑계만 대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후조리원 동그라미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뚜렷한 안내절차 없이 환불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모들과 가족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핑계가 경영상의 문제까지 덮어버리는 만능카드가 돼선 안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 YK동그라미가 운영하는 산후조리원 내부 모습. (사진=YK동그라미 레피리움 홈페이지 캡쳐)

 

기업형 산후조리원 ‘동그라미’ 회생절차 돌입

VC들 관심 한몸에 받던 업체, 어쩌다 몰락했나

中진출 무산, 돌려막기식 투자유치로 경영 악화

결국 2019년 대규모 적자…지점들 몰락 수순

 

최근 투자은행 업계 및 산후조리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산후조리원 동그라미를 운영하는 YK동그라미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원은 김영광 YK동그라미 대표이사를 회생관리인으로 선정하고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 등 주주 목록을 제출하도록 했으며, 현재 YK동그라미 측에서는 회생계획안 제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은 국내에서 꽤 규모가 있는 기업형 산후조리원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랬던 업체가 돌연 법정관리행에 들어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측에서는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는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위기가 심화됐다고 설명하지만, 내부상황을 뜯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이전부터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은 지난 2015년 무렵부터 중국시장 공략을 발판 삼아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여기에 포스코기술투자, KDB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VC들이 응답했고 중국기업인 완야그룹(万亚集团)이 40억원을 투자하는 등 YK동그라미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던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서는 불협화음이 포착됐다. 중국에 지점을 만들고 업체들과 연계한 컨설팅에 돌입했지만, 실질적인 진출 성공이 이뤄졌다고 하기엔 어려운 상황들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점 확대나 매출 증대 등 가시적 성과는 포착되지 않는데 고정지출과 투자비용만 계속 들어가는 상태가 지속됐으며, 중국 진출과 관련한 소식도 2018년 이후부터는 뚝 끊겼다. 사실상 중국 진출이라는 목표가 무산된 모양새다.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유치에 따른 이자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결국 YK동그라미는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영업손실이 70억원, 순손실만 170억원에 달하는 등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보다 330억원 더 많은 상태로 나타났다. 

 

확실한 마켓쉐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중국 내에서 컨설팅만 진행되던 상황에, 과도한 투자유치는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겉으로는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는 유망업체로 비쳐졌을지 모르지만 내부에서는 모인 자금을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자금이 전부 어디로 증발해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이 많다. 

   

지점에서도 자잘한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다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7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산후조리원에서 환불을 거부하고 연락이 두절되는 등의 논란이 집중적으로 불거졌다. 환불거부 사태는 2017년 말부터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2019년부터 집중적으로 제보가 쏟아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처음에 “리모델링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소비자 불만사항이 관계기관에 접수되는 등 일이 커지자 아예 연락을 받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런가 하면 A지점에서는 원장이 조리원에 입실하는 산모들로부터 금품을 법인계좌가 아닌 개인명의 계좌로 받는 등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이다 그만두고 이후 원장이 수차례 바뀌는 일이 발생했으며, 또다른 B지점에서는 계약을 진행한 산모들에게 이렇다 할 공지나 안내 없이 지점정리에 돌입하면서 산모들이 직접 본사와 접촉해 환불을 받아야하는 불편함이 초래됐다.

 

현재까지도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으로부터 제때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산모와 가족들의 호소는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서는 현재 사업 부진의 이유를 저출산 현상과 코로나19 등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내부사정을 살펴보면 비단 코로나19 만을 원인으로 삼기는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확실한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경영의 부재, 막연한 청사진 만을 앞세워 끌어들인 과도한 투자금 등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영상의 문제들이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이 향후 회생계획안을 통해 어떤 부분을 설명할지는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태의 원인을 코로나에만 두며 안일한 경영만을 지속한다면 기업회생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기업의 몰락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본지는 YK동그라미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전화 연결이 어렵다는 응답 메시지만 흘러나올 뿐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대표전화 불통에 사이트 먹통 상태가 지속되면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본사 측에 제대로 피해를 호소하지도 못한채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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