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코로나 이후 뉴 노멀⑨…합리적 회의주의를 설계하자

박항준 | 기사입력 2021/03/10 [17:25]

[박항준 칼럼] 코로나 이후 뉴 노멀⑨…합리적 회의주의를 설계하자

박항준 | 입력 : 2021/03/10 [17:25]

역사적으로 세계적 유행병을 야기시킨 팬데믹은 회의주의를 탄생시켰다. 

 

우리는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지금의 젊은이들을 5포 세대, N포 세대라 불렀다. 연애와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심지어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세대,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세대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여기에 팬데믹 상황이 경제 사회를 덮친다. 4차 디지털 산업혁명으로 직업이 바뀌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이 사라져 가는 시기에 팬데믹이 맞물리게 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전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통의 파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경제 사회적 격변의 파도를 이기기 위한 파도타기의 지혜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팬데믹 이후에는 언제나 회의주의가 득세했다. 희생자가 많은 국가나 사회일수록 팬데믹으로 죽어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회의주의적 사고가 극대화될 것이다. 살아가는 목적을 잃어버릴 수도, 희망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이제껏 인류 역사상 발생했던 팬데믹 이후 모든 예술, 문화, 사회철학은 회의주의로 귀결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회의주의(Skepticism)가 유행하게 될 것이다. 그 조짐은 이미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5 포 세대니 N포세대니 하면서 자조석인 말이 있던 터다. 일자리는 급속히 줄어들어 이미 정부가 임의적으로 10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 시행될 정도다. 실업급여 청구금액이 월 1조 원이 넘은 지도 오래다. 대기업들은 슬슬 공채 신입사원을 뽑지 않을 기세고, 팬데믹을 기회로 그간 노조나 여론의 눈치로 할 수 없었던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앞당겨질 것이다. 이미 취업의지가 없는 ‘쉬었음’ 인구 중 2040 취업 포기자가 100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돈 없고 힘없는 대중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복권을 사거나, 주식으로 한탕을 하거나, 아니면 될 대로 돼라 하면서 게임과 술에 빠져 사는 것뿐이 될 수 있다. 물론 현실도피를 위해 종교에 깊이 빠질 확률도 높다. 저축보다는 맛난 것 먹고, 멋진 커피숍에서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면서 플렉스(flex)한 삶을 누리기 원한다. 홀로 간 식당에서 먹고 싶은 음식 두 종류를 시킬 수 있다는 데서 여유와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팬데믹 이후 회의주의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보자. 돌이켜보면 회의주의가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회의주의는 리셋의 시기에 태동한다. 자본주의는 경쟁과 효율로 승자와 패자를 탄생시키며 양극화를 이끌어왔다. 돈과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다. 스스로 통제력을 잃고 흔들릴 때 잠시 돌리던 페달을 놓고 자연을 돌아보며 쉬어갈 수 있는 기간이 회의주의일 수 있다.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남들이 달리니까 숨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 좀 쉬자. 

 

회의주의는 어쩌면 인간에게 주는 신의 작은 선물일 수 있다. 염세주의나 극단주의에 빠지는 것만 막는다면 이제 합리적인 회의주의를 통하여 우리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잠시 고민해야 한다. 

 

가장 먼저 회의주의를 즐기기 위한 내용이 행복한 삶에 대한 정의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며? 급히, 빨리, 무조건 돈을 벌어야 행복한 것으로 배웠던 세대, 양보하면 처자식이 굶고, 늦으면 패자로 인식되던 세대,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 들어가거나 전문직으로 살아가는 안정된 삶이 행복이라는 공식을 깨고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믿던 종교도 진정한 신이 바라는 삶에 대해 돌아보고, 종교가 추구하고 진행하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되돌아보는 회개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합리적 회의주의는 리셋과 회복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지닌다. 국가권력이나 사회 차원에서 발전을 멈추는 것으로 오역되어 부정적으로 비쳤지만 염세주의나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는다면 21세기 새로운 인류가 갖는 삶의 목표와 방식을 바꿔놓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뉴튼은 팬데믹으로 대학이 휴학하여 2년간 집에 내려와 있으면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설계한다. 팬데믹으로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기보다 2년간 쉼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 반성하고, 향후 우리의 삶을 준비하는 쉼의 시간을 보낸 대가가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결과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인류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21세기와 2천 년 만에 찾아온 정보 대칭 사회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겹쳐지면서 인류 최고의 위험과 기회가 함께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고통 속에 인류의 발전이 좌절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 팬데믹 2년간의 쉼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제껏 우리가 바르지 못한 삶, 버려야 할 지식과 정보는 무엇이며?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합리적 회의주의다. 피할 수 없으면 합리적 회의주의를 즐기며 새로운 세상을 예비해보자.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현 (사)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트벌(sicaf) 집행위원장

현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주)하이퍼텍스트메이커스 대표이사 

현 (사)한국블럭체인기업진흥협회 상임부회장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저서: △더마켓TheMarket △스타트업 패러독스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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