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 결정

“사적제재 수단으로 악용 가능성” 규제 필요에 무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2/25 [17:20]

헌법재판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 결정

“사적제재 수단으로 악용 가능성” 규제 필요에 무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2/25 [17:20]

“사적제재 수단으로 악용 가능성” 규제 필요에 무게

반대의견으로는 “표현의 자유보장에 반할 우려 있다”

5:4 의견으로 합헌, 기존 형사처벌 규정 그대로 유지

 

헌법재판소가 사실을 말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25일 헌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규정하고 있는 형법 307조 제1항에 대해 위헌이라고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형법 307조 제1항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 이와 별도로 형법 310조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앞서 2017년 10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A씨는 2017년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자신의 반려견이 실명 위기에 처하자 수의사의 잘못된 의료행위를 SNS를 통해 알리려 했다. 하지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절차에 따르지 않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사적제재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며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건 표현의 자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명예훼손적 표현이 유통되는 경로가 단순히 출판물에 국한되지 않고 SNS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이러한 정보가 반복·재생산 되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정보삭제를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었다. 김기영·문형배·유남석·이석태 재판관은 “진실한 사실 적시 표현행위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에 반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형사처벌이 국가에 의해 수행된다는 점도 문제”라 반대 의견을 냈다. 

 

실제로 최근 성범죄나 학교폭력 등 미투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폭로한 이들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헌재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관련 규정이 그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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