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비 1억 내고 해고‧백수…'에어인천'만의 일일까

코로나19 장기화, 조종사 지망생 훈련비 논란 계속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2/19 [14:55]

훈련비 1억 내고 해고‧백수…'에어인천'만의 일일까

코로나19 장기화, 조종사 지망생 훈련비 논란 계속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2/19 [14:55]

코로나19 장기화, 조종사 지망생 훈련비 논란 계속

이스타항공 이어 에어인천까지, 곳곳에서 터지는 잡음  

 

최근 한 LCC(저비용항공사) 업체가 조종사 지망생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훈련비 5500만원 상당을 전액 개인이 부담토록 한 뒤, 국토부 심사 합격 이후 곧바로 해고했다는 제보가 불거졌다. 

 

사측은 해당 조종사가 몰 기종이 보잉 767이었는데 경영이 악화로 해당 비행기를 반납했고, 보잉 737을 몰 조종사를 새로 뽑은 것일 뿐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거액의 훈련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반 업체와는 다른 채용 형태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훈련비를 선지급하도록 하거나 훈련비를 대납해주는 대신 계약기간을 명시하는 방식의 채용은 업계 관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돼왔지만 코로나19로 조종사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1억원이 넘는 훈련비를 내고도 일을 못하고 있는 예비 조종사들의 시름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 희뿌연 하늘 위로 항공기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에어인천, 훈련비 5500만원 자부담 시키고 해고

과거 이스타항공도 훈련비 8000만원 놓고 소송 진행

업계 관행인 조종사 훈련비, 코로나19로 잡음 커져

손 놓은 국토부…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 시급해 

 

최근 에어인천에서는 부기장 채용 과정에서 취업 지망생에게 훈련비 5500만원을 전액 개인이 부담토록 하고, 1년간의 훈련 끝에 정규직 심사에 합격했음에도 곧바로 해고해 논란이 불거졌다.  

 

피해 당사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모든 시험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 5개월간 회사를 다니면서 6000여만원을 회사에 완납하고 빚더미에 앉게 됐다”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대한민국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회사는 보잉 767 기종이 반납돼 보잉 737로 옮길 수 없다고 기종 상의 이유를 들었다. 항공기 조종사에게 기종의 전환 제한은 있을 수 없다. 조종사는 어느 기종도 전환할 수 있다. 당시 767 기종 조종사가 현재 737 부기장으로 재직 중”이라며 회사가 위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청원 게시글은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에어인천에서 불거진 조종사 훈련비 논란은 이스타항공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2013년 이스타항공은 수습부기장으로 입사한 이들로부터 교육훈련비 명목으로 8000만원을 선납부해야 한다고 통보하고 돈을 받은 뒤, 2년 기간제 고용계약을 맺었다. 

 

이후 수습조종사들이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뒤, 회사를 상대로 교육훈련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벌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이스타항공 측은 “거액을 지원해 양성한 조종사들이 의무기간을 채우지 않거나 잔여 훈련비를 갚지 않고 이직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해 금전‧운영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도입했던 것”이라며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대법원은 이스타항공에 훈련비를 돌려주라고 판결을 내렸다. 

 

신입 조종사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사측의 훈련비 자부담 문제는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 등 LCC는 물론 과거 대한항공에서도 발생한 일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는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가 고용한 조종사에게 교육을 해주는 대신 근로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교육비를 반환토록 하는 교육비 약정에 대해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17년에는 대한항공에서 퇴사한 조종사들이 계약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면 교육훈련비를 회사에 반납토록한 규정에 대해 소송을 벌인 끝에 일부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조종사들은 훈련비 1억원 가량을 자비로 부담했으며, 고등과정 훈련비 1억7500만원을 대한항공이 대납하는 대신 10년간의 계약기간을 채우라는 내용으로 계약을 맺었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텅 비어버린 공항.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통상적으로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들이 계약기간을 지키지 않고 퇴사할 경우를 우려해 교육비를 선지급 하도록 하거나, 계약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교육비를 물어내도록 계약을 진행한다. 최근 LCC 업체 수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일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계약 내용에 대해 재판부는 교육비 약정이 근로기준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훈련비 명목으로 사측이 예비조종사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계약기간 약정을 체결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예비 조종사들이 적게는 5000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막대한 훈련비를 지급하고도 제때 일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훈련비를 둘러싼 논란 역시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유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고용노동부에서 항공사 채용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의 여부에 대해 먼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후 내부적으로 제재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업계 관행’이라는 이름 하에 억대의 훈련비를 지급하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하는 조종사들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보호장치 또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홈페이지 하단 메뉴 참조 (ad@mhj21.com / master@mhj21.com)
  • 도배방지 이미지

  • ㅇㅇㅈ 2021/02/22 [15:35] 수정 | 삭제
  • 얼마전에 플라이강원도 조종사 선발하면서 1.2억씩가져오라고 했었죠~
  • 동의합니다 2021/02/19 [17:29] 수정 | 삭제
  • 동의합니다. 민원내용에 4대보험도 없었다는군요. 공개채용에 합격한사람을 저런 대우를 하나요 ? 청년의 인생을 짖밟는것도 모자라, 근무하는 동안 월 소득이 40만원으로 오히려 수입이 아닌 빚을 지게 한 회사입니다. 정규직이 되기위해서 훈련을 모두 마쳤는데도 , 개인 돈까지 횡령후 경영상 이유로 해고 했다는 것은 가히 상식 밖에 일입니다.
  • 경악스럽다 2021/02/19 [17:22] 수정 | 삭제
  • 청와대 동의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동의를 구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k55Sty 1년 5개월을 근무하고도 ,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정말 이런 회사가 있나 경악 스럽습니다. 몇천만원이나 하는 비용을 받아가며 요구하였던 시험에 단계적으로 통과한 사람을 그것도 기다렸다는 듯이 기간만료통보를 하며 돈의 목적인 훈련비를 완납 받자마자 다른 부기장을 채용하였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기망성이 있어보입니다. 제 마음을 다해 동의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