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산, ‘걸작과 졸작사이’ 1월의 추천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1월의 추천도서…졸작에 담긴 예술정신을 찾아서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21/02/04 [08:50]

김이산, ‘걸작과 졸작사이’ 1월의 추천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1월의 추천도서…졸작에 담긴 예술정신을 찾아서

박명섭 기자 | 입력 : 2021/02/04 [08:50]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1월의 추천도서…졸작에 담긴 예술정신을 찾아서

 

수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미술의 대가도 불후의 걸작을 탄생시키기까지 수많은 졸작을 그린다. 이 졸작들에는 걸작이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면이 표출되어 있으며, 진정성과 절망, 실패와 투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 세계적으로 졸작을 주제로 삼은 미술서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한 미술가의 걸작과 졸작을 집중적으로 비교한 예는 극히 드물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선정한 2021년 1월의 추천도서인 김이산의 ‘걸작과 졸작사이’는 졸작의 조건을 분석해 미술가의 예술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가치를 체계적으로 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 김이산 著, 걸작과 졸작사이 (사진제공=반니출판사)


‘걸작과 졸작사이’는 일반적인 감상자도 예술적 핵심을 이해하고 그림 감상을 위한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크게 변화를 거듭하는 미美의 기준 등 한계를 인정하면서 이 책은 걸작의 조건들을 조심스레 제안한다.

 

1부 ‘걸작과 졸작에 관한 사유’에서는 걸작의 기본조건을 26개로 집약하여 제시한다. 한 작품이 걸작이 되려면 예술가는 걸작의 수많은 조건을 거의 충족시켜야만 한다. 졸작은 부조화의 산물로서 걸작을 만드는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작품이다. 걸작과 졸작을 판단하고 감상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접하지 못했을 일반 감상자는 막연하게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걸작의 조건을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2부 ‘예술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 사이에 등장한 거장 9명의 걸작과 졸작을 심도 높게 분석한다. 이들의 예술세계를 따라가면서 미술가의 고유성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졸작이 나오는 이유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미술가가 반복해 드러내는 특유의 약점과 가치관의 부조화 등도 살펴본다. 여기에 시대적 배경과 미술 사조 설명을 더해 미술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돕는다.

 

예술에 대한 기본 지식과 시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도 예술을 감성적으로 감상할 수는 있다. 다만 작품에 대한 체계적이며 깊이 있는 전문적인 이해는 어렵다. 반면 미술에 대한 지식적 접근에만 주목한다면 작품의 이성적 감상을 도울 수는 있으나, 예술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술을 총체적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탁월한 혜안과 풍부한 감성도 겸비해야 한다.

 

저자 김이산은 이 책에서 미술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섬세한 감성의 유기적 통찰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입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미술의 진수에 다가가면서 이론가나 감상자가 알 수 없는 창작자만의 직관, 체험, 고민과 감성도 함께 전한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미술교육과 오랜 미술가의 활동 경험으로 서양미술뿐만 아니라 유럽 사회, 문화, 미술계를 두루 잘 아는 미술가로서 유럽의 수많은 미술관을 관람하며 쌓은 폭넓은 견문과 감성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 책에 담았다.

 

김이산이 말하는 걸작과 졸작사이

 

역설적으로 예술은 결핍을 채우며 균형을 맞춰 나가는 행위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진정한 예술정신은 끊임없이 작품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작품이 완벽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예술가는 작품을 더 창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_007쪽

 

졸작을 제대로 이해하면 걸작이 얼마나 많은 예술가의 시행착오와 치열한 투지로 창조되는지 알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천재로 여겨지는 다 빈치도 옷자락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습작을 그렸다. _016쪽

 

다 빈치가 회화에서 선명한 윤곽선을 지움으로써 시각적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는 것은 그가 눈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뇌의 광학적 방식을 최초로 명확히 파악했다는 의미다. 다 빈치가 원근법, 단축법, 명암법 등만으로는 불완전했던 재현방식을 초정밀 스푸마토 기법과 대기 원근법으로 보완한 객관적 원리는 단순한 기법의 창안 그 이상의 비범한 업적이다. 다 빈치의 후대 구상화가들에게 ‘열린 창’을 표현하기 위해서 적용해야 하는 회화기법의 기본이 된 것이었다.  _073쪽

 

저자 김이산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83년 고등학교 재학 중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1989년 파리 국립고등순수미술학교(L'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Beaux-Arts de Paris)를 졸업하고 1990년 파리 국립고등응용미술학교(L'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Art Decoratif de Paris)에서 공부했다. 파리에서 25년 동안 창작 활동을 했으며 현재 주로 서울에서 미술가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FIAC(프랑스), SIAC(프랑스), NICAF(일본), Art Fair of Melbourne(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세계적인 아트 페어(Art Fair)에 참가했으며, 아르코 미술관 등 여러 그룹전과 13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 한림미술관, AGFA 등에 작품이 소장됐다. 1994년 문화체육부 해외 문화 사절과 2012년 아르코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외부평가위원을 역임했다. 2004년 단행본 어린이 그림책 비평서 ‘똑 똑 똑 그림책’을 출간했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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