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표 ‘이익공유제’…자발성 포장한 반강제

정부 출연금에 민간기업 자발적 기부로 상생기금 조성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1/25 [10:52]

이낙연표 ‘이익공유제’…자발성 포장한 반강제

정부 출연금에 민간기업 자발적 기부로 상생기금 조성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1/01/25 [10:52]

정부 출연금에 민간기업 자발적 기부로 상생기금 조성 

인센티브 약속했지만, 내부선 공적자금 회수도 논의돼

재계 불만 속출 “국내기업 팔 비틀기, 역차별 우려된다”

야당도 반대의견 “준조세나 다름없어, 기업에 책임 전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 올렸던 ‘코로나 이익공유제’가 결국 정부 출연금과 민간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민간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참여를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정부여당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더욱이 IT‧스타트업‧플랫폼 기업 등에서는 나름대로 이익공유를 실천해온데다가 코로나 수혜기업으로 인식되더라도 속을 뜯어보면 실적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데 반강제적 자발적 기부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줄기차게 외쳐온 규제 완화에는 귀를 닫았던 정부여당이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이익공유제를 내세우며 자발적 기부에 나서라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지난 22일 진행된 플랫폼기업 이익공유제 화상 간담회.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지난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TF는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양경숙 의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또는 사회연대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익공유제는 이낙연 대표가 언급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는 당이 주도적으로 구상해 방향을 정하면 정부가 이를 보완해 실무작업에 착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부가 일부 재원을 출연하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민간기업의 자발적 기부로 충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민간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부여가 언급된다.  

 

하지만 이외에도 일정 기준 이상 수익을 낸 기업에 일시적으로 법인세를 더 내게 한다던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안까지 내부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전히 강제성 문제가 남아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재계에서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제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익공유제 대상 기업으로 꼽히는 이들은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정책인데 기업들 입장에서는 불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발적 기부라 말하지만 사실상 반강제적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다수 플랫폼 기업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앞서 22일 진행된 플랫폼 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에서 많은 IT‧스타트업‧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내부적으로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왔고, 수혜기업으로 꼽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이익공유제 참여에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실질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튜브‧넷플릭스 등 해외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졌음에도, 정부여당이 이들 기업에게는 이익공유제 동참을 요청하지 못하면서 국내 IT기업을 상대로 이익공유제에 참여하라고 말하는 것은 이른바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들의 규제완화 요구에는 귀를 닫았던 정부여당이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 기업들의 팔을 비틀겠다는 식의 태도에 분노하는 목소리도 컸다. 이에 대해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익공유제에 참여한 기업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규제완화 등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회유했지만, 여전히 재계에서는 불신이 가득한 모습이다. 

 

아직까지 여당에서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동참 또는 반대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많은 기업들은 자칫 자발적 기부 형태로 그럴싸하게 포장됐지만 결국 반강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형태가 되진 않을지 크게 우려하는 눈치다. 

 

야당의 반발도 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여당에서 이익공유제 이야기가 나온 시점부터 ‘반시장적 논리’라며 “준조세나 다름없고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게 물리는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에서도 이익공유제에 대해 “기업의 선처, 선의에 기대는 건 국민이 정치 권력에 준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야당에서는 여당이 ‘자발적 참여’를 운운하며 실효성 없는 이익공유제에 열을 올리기보다 재정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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