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채송아 “연기로 인생 치유 받았죠”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11/04 [17:01]

[인터뷰] 배우 채송아 “연기로 인생 치유 받았죠”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11/04 [17:01]

최근 MBC에브리원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가 종영했다.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진 못했지만 제목 그대로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고 자유를 누리고 싶은 젊은이들이 공유주택에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의 연애를 잘 조명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극중에서 하미란 역을 맡았던 배우 채송아는 “코로나로 드라마나 영화 제작이 어렵고 힘든 이 시기에 스스로도 힐링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종영소감을 밝혔다. 

 

상대 배우에게 진심을 말하고 있을 때 행복함을 느끼고 연기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배우 채송아. 드라마 연기를 시작으로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배우 채송아. (사진제공=블레스이엔티) 

 

Q1. 최근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가 종영했다. 소감이 어떤가.

 

모두가 어려운 시국에 아무 탈 없이 드라마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스텝과 배우 모두 정말로 고생이 많았다. 특히 이 시국에 간절하게 하고 싶었던 좋은 작품의 인물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다시 말해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는 저의 인생도 치유해 준 작품이다.

 

Q2.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극중 차강우(지현우 분)가 정신과 의사로서 거울기법으로 그의 병원을 찾는 많은 이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주옥같이 좋은 장면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번 드라마에서 등장인물 간의 일어나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강우의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 또한 이 드라마에선 상당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현대인인 우리 모두는 치유가 필요한 상황 또는 관계 속에서 얽히고설켜 살아가니까... 

 

그런 면에서 주인공인 강우도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오랜시간 그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봐 온 하미란(채송아 분)과 차강우가 나눴던 대사와 장면들은 정말 의미있는, 좋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Q3. 극중 하미란역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줬던 부분은?

 

하미란은 극중 강우의 옆을 15년 동안 묵묵히 지켜준 누나‧이모 같은 존재다. 대본상으로 둘의 관계는 6부가 지나야 밝혀진다. 그래서 이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시청자가 그 내용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최대한 작가님이 의도한 그 시점에 알아채게 하는 것이 이번 캐릭터의 목표였다. 그리고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하미란의 캐릭터 등장에 재미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병원이라는 제한적인 장소와 의사와 실장 간의 기본적인 자세를 취하되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려다보니, 얼굴 표정과 눈으로 더 많은 감정표현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제가 평소에 잘 취하지 않는 연기적 방법이지만 이번 작품에선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미란을 잘 표현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Q4.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미란이 등장하는 장소는 제한적이고, 강우의 정신과에서 일을 하는 실장으로 많은 등장인물들과 마주하진 못했다. 사실 이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단연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강우 역의 지현우 배우와의 호흡을 이야기하자면, 좋았다. 지현우 배우는 소문대로 정말 배려심이 많은 배우였고, 어떤 상황에서도 중심과 집중력을 잃지 않는 배우였다. 그래서 매회 거듭할수록 더 응축된 좋은 감정을 줬고 그걸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Q5. 이번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특별했던 순간이 있었나.

  

이번 촬영은 매순간 특별했던 것 같다. 코로나로 드라마‧영화 제작이 어렵고 힘든 이 시기에 저 스스로도 힐링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지금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삶과 동시에 한국에서 저의 일(연기)을 한다는 것은 배우 채송아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다. 

 

▲ 배우 채송아. (사진제공=블레스이엔티)

 

Q6. 배우가 된 동기가 궁금하다.

 

동기는 참 평범하고 특별한 것이 없었다. 초‧중학생 때까진 평범하고 소극적인 편이었다. 중학교 때 같은반 친구 중 CF를 찍고, 방송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멋있어 보였다. 자신감 있고, 여러 친구들 앞에서도 당당하고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 친구가 참 부러웠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자연스럽게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하게 됐다.

 

Q7. 2000년대 초반부터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연기관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첫번째, 많이 부족하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진부한 답변이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배우는 평생 배워야 해서 배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스스로 나 자신을 알아가며 깨우치고 인문학적으로 인간을 알아가며 배우고 심리적 측면에서 또 사람의 심리를 알아가며 배우고.. 이같은 배움들이 모두 밑거름이 된다. 연구하고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고민해서 나만의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것이 배우가 지향해야 하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머리로만 한다고 연기가 완성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두 번째, 그것을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 또한 필요하다. 연습법은 첫번째(서브텍스트) 것이 치밀하게 준비가 됐다면 그 상태를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장황해진 듯한데 연기란 쉽게 말해서 나를 늘 고민‧연구하고 훈련하는, 나를 깨부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Q8. 배우 생활을 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상대 배우에게 진심으로 말을 하고 있을 때다. 그 캐릭터를 그럴 듯하게 연기를 한다는 것보다 내가 정말 ‘그 사람’이 돼서 말을 하는 순간들이 있다. 사실 모든 장면과 대사를 진정성을 가지고 하려 하지만 촬영상황에 따라 여의치 않은 순간들로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타이밍에, 마지막 퍼즐까지 맞힌 느낌이 딱 들 때가 있다. 물론 감독님의 기분 좋은 ‘컷! 오케이!’ 사인을 듣는 순간도 행복하다.

 

Q9.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순간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2009년 처음 연극무대에 섰다. 당시 대부분 배우들이 대학로 또는 학교에서 크고 작은 연극무대를 경험하고 매체연기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드물게 그 반대였다. 드라마 연기로 2005년에 먼저 데뷔를 하고, 몇년 후에 어떠한 기회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 

 

학교에서도 영화연기를 전공해 무대연기는 학교에서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무대연기가 낯설고 어색했다. 무대 위에서 걷는 법, 심지어 서는 법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연습실에서 조차 많이 얼어있었고 당시가 힘든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정말 그 때 무대를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지금도 자주 무대가 그립다. 많은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무대연기를 했을 때의 희열은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저를 포기하지 않고 애정을 갖고 더 나은 공연을 위해 가르침 주신 선배님, 힘내라고 위로와 격려로 아끼지 않은 동료배우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Q.10. 그동안의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다면?

 

작품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항상 단정하고 분명한 성격이었다. 본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대부분 강한 역할이라 표현정도에 따라 악역으로 보이기도 하고, 평범한 캐릭터로 보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작년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VIP’의 여차장 역할이었다. 

 

현장에서 이정림 감독님과 역할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누면서 찍은 작품이라 출연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멋있게 역할의 신념과 소신을 말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그 작품으로 저를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

 

Q11.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아직도 해보고 싶은 역할은 많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엄마’ 역할을 정말 해보고 싶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넘으면서 생각해보니 20대와 30대에 못해봤던 역할이 엄마였다. 기회가 된다면 평범하고 따뜻한 엄마를 극중에서 잘 표현해 보고 싶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인물은 아이를 가진 엄마라고 생각하고, 실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상생활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새로운 감정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작품에서 표현해 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드라마와 영화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흔히 말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계속 진화하려 한다. 더불어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다른 영역도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제가 거주하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 다양한 분야에 또 도전하는 배우 채송아가 되겠다. 

 

추후에 반가운 소식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때까지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있으시길 바라고,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돼 모든 현장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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