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CJ ‘함께 본 미래’

독점적 사업자 탄생으로 이어질까, 의혹 해소해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10/27 [16:00]

네이버-CJ ‘함께 본 미래’

독점적 사업자 탄생으로 이어질까, 의혹 해소해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10/27 [16:00]

공정위 과징금에도 쇼핑‧동영상 사업 강화 박차

독점적 사업자 탄생으로 이어질까, 의혹 해소해야

아마존‧넷플릭스‧유튜브 넘볼 공룡의 탄생…득과 실 

 

공정위로부터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던 네이버가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콘텐츠와 물류분야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네이버 입장에서 놓고 보면 공정위 제재에도 불구하고 쇼핑과 동영상 부문 사업강화 의지를 드러낸 모습인데, 플랫폼사업자로서 네이버가 가지는 우월성에 콘텐츠강자 CJ ENM과 국내 1위 택배 인프라를 보유한 CJ대한통운의 역량이 더해지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공룡들의 이번 만남이 해당 업계 전체를 잠식할만한 ‘독점적 사업자’ 탄생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이미 공정위에서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양사는 시장지배 의혹을 스스로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 왼쪽은 네이버 본사 전경, 오른쪽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오른쪽)이 체결식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제공=네이버)  

 

지난 26일 네이버는 CJ그룹 계열사인 CJ ENM 및 스튜디오 드래곤과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네이버는 보유 자사주를 해당 규모만큼 CJ에 매각하고 CJ ENM과 CJ대한통운은 자사주 매각, 스튜디오드래곤은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취하게 된다. 

 

상호지분투자를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지분 7.85% △CJ ENM 4.996%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6.26%를 획득하게 됐고,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지분 0.64%,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 지분 0.32%씩을 보유하게 됐다. 

 

양사의 이같은 상호지분투자는 일종의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CJ ENM에서 최근 분사한 OTT 플랫폼 ‘티빙(TVING)’은 네이버 투자를 통해 콘텐츠 역량을 높일 수 있게 됐고 네이버는 네이버TV를 통해 CJ의 콘텐츠를 송출하는 방식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이외에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지적재산을 활용해 CJ ENM을 통한 드라마화와 글로벌 유통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물류분야에서는 기존 네이버가 운영하던 네이버쇼핑에 CJ대한통운의 물류 노하우를 접목하는 형태로, 주문부터 배송알람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 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네이버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면 물류유통을 CJ대한통운이 전담하는 형태의 협력이 예상된다. 

 

양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아마존‧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 까지 뛰어들 계획이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하는 고질적인 문제점들 역시도 뚜렷하다. 

 

이들이 손을 잡음으로써 경쟁업체들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데다가 네이버나 CJ대한통운 등을 중심으로 한 정보독점, 나아가 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쇼핑과 동영상 서비스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로 2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네이버가 자사 상품·서비스를 과하게 노출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네이버에서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검색 니즈에 맞춰 최적의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우리는 오픈마켓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이버가 CJ그룹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에서도 네이버의 시장지배력과 관련해 지적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많은 의원들은 “오픈마켓인 G마켓이나 옥션·쿠팡 등 입점업체도 중소업체인데 따지고 보면 네이버스토어에 들어온 업체만 챙긴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고 검색사업 부문과 쇼핑부문 간의 통제장치가 없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네이버로서는 이번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이득을 챙기는 동시에, 불신에 답변해야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단순히 네이버와 손잡은 이들만 잘먹고 잘살자는 방식의 사업 추진 보다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는 영세업체들과 콘텐츠를 어떻게 살리고 시장 전체를 키워갈지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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