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진 화백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단상(斷想)

생명의 빛을 향해 붓을 든 조선 도공 출현... 미래가 기억할 작가로 부상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9/13 [10:08]

문서진 화백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단상(斷想)

생명의 빛을 향해 붓을 든 조선 도공 출현... 미래가 기억할 작가로 부상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9/13 [10:08]

생명의 빛을 향해 붓을 든 조선 도공 출현... 미래가 기억할 작가로 부상 

 

문서진 화백은 풍부한 예술적 영감과 뛰어난 필력 및 예술에의 정진 의지까지 골고루 갖춘 천성의 작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사생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문 화백은 1988년 경기도 안산에 아틀리에를 마련하면서부터 본격적인 화가 생활을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화업은 수원, 화성 등으로 아틀리에를 옮겨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예술의 여정에서 1990년부터 현재까지 예술의 전당, KBS 방송국 등지에서 11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국내외 각종 초대전 및 단체전 등에 120여회 전시·출품했다. 특히, 근간 원상(原象)의 달항아리 작품들이 경매시장에서 연속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등, 생명의 빛을 향해 붓을 든 조선 도공의 출연으로 평가 받으면서 감동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미래가 기억할 작가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초기(1990년대 초·중반) ‘고개 너머 어머니의 품’ 및 ‘물과 빛의 투명한 색채의 향연’ 등 과 같은 사실주의를 넘어 도자기 그림에 추상(배경)들이 등장하는 ‘정적’시절로 돌입한다. 이는 그림에 대한 정체적 확립을 위한 철학적 사유를 고심함을 뜻하는 것으로 문서진 예술세계의 성장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후 현실에서 미래의 꿈을 그리는 초현실주의 경향의 ‘Zero Mass(무중력)’ 시리즈를 시작하여 상당기간 지속한다. ‘Zero Mass(무중력)’ 시리즈의 작품들은  세밀한 묘사력이 더욱 돋보이는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들로서 현실에서는 공존할 수 없는 상반적인 기표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그림에 몰입시킨다. 

 

▲ (왼쪽부터) △Mind Vessel 사이즈 : 90.9 × 72.7 cm 재료 : Mi×ed media △Time &Culture 사이즈 : 60.6 × 60.6 cm 재료 : Mi×ed media △Mind Vessel 사이즈 : 72.7 × 60.6 cm 재료 : Mi×ed media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010년부터 본격화된 달항아리 작품들은 추억과 인간들의 삶을 풀어내는 소소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어 영원을 상징하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 달항아리 안에 한 가지의 꽃과 한 가지의 열매 등을 담아내는 단순함(Minimalism)의 언덕을 다시 넘어 마침내 근원의 예술을 갈망하면서 달항아리 자체만을 그리는 원시림의 숲속으로 뛰어든다. 문서진의 원상(原象)의 달항아리 작품들은 명상과 환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숨소리마저 멈추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하도 자연스러워 말문이 막히는 경지의 예술이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신필의 붓을 든 조선 도공(문서진)의 출현인 것이다. 예술은 감동’이라는 미의 진리를 구현하면서, ‘존재의 미학’을 실현하기 위해 根源의 예술을 향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그의 인생과 예술을 살펴본다.

 

源像의 달항아리 창작 경위 및 예술에의 정진을 다짐하여 결연한 자기선언 

 

한국미의 원형으로까지 불러지는 달항아리(회화)의 작품성 평가는 실제와 같은 선명하고 리얼한 빙렬(氷裂)처리의 효과 등에 결정됨은 물론이다. 도자기에 유약을 발라 1,200도 이상으로 올라간 가마에 넣어 굽기 시작하면 유약은 녹아 유리 코팅처럼 변하며, 높은 화도로 구운 뒤 온도가 내릴 때 소지(素地)와 유약의 수축률 차이에서 겉면에 금이 무수히 생기는 빙렬(氷裂)은 도자기를 굽는 소성(燒成)과정에서 불가피하다. 관입(貫入) 또는 식은태(龜裂)라고 부르기도 하며, 남송의 관요(官窯)인 교단요(郊檀窯)의 이중 빙렬(氷裂)은 유명하다.

 

달항아리 작품(회화)들을 창작하는 상당수 작가들은 빙렬을 섬세하게 표연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도자기와 같은 입체감을 살려내기 위해 소성과정에 나타나는 빙렬 현상을 캔버스 속의 달항아리 그림에서 독특하게 표현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이다. 이는 달항아리 작가들의 영원한 숙제인 것이다.

 

현재 회화부분의 달항아리 작가들로서는 김환기, 도상봉, 손응성(3인은 작고작가), 고영훈, 강익중, 최영욱, 오관진, 오만철, 문서진, 허진경, 박기현, 김선, 신동범, 이명일, 손정숙, 김연옥, 오경덕, 마효숙, 이정애, 엄혜란, 김은진, 송건영, 조문현, 라기환, 정혜린, 권삼동, 김보영, 이기조, 용진옥, 유옥분, 심유성 고재권, 조영지 유승옥 등등 50〜60명에 이르고 있다(사진작가 구본창을 비롯하여 권대섭, 강민수, 신철, 천한봉, 김종훈, 권오진, 김기현, 이규탁, 김경식 등등 50〜60여명의 도예가들이 달항아리 창작에 천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 Time &Culture 사이즈 : 97 × 162 cm 재료 : Mi×ed media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빙렬(氷裂) 처리 등과 관련하여 회화부문 등을 살펴보면, 현재 50〜60명 내외에 달항아리를 도자기를 그리는 화가들은 (조선)달항아리와 같은 빙열의 오묘함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작품의 가치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화가들은 실제 도자기와 같은 입체감을 살려내기 위해 도자기 표면에 나타나는 빙열 현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통상 밑그림 작업부터 세밀하게 시작하는 상황이다. 특히, 혼합재료를 사용하는 작가는 비율에 따라 캔버스 위에 나타나는 현상을 체계화하고, 구축된 데이터에 따라 칠의 두께를 정하고 색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그야말로 조선 도공의 심정으로 덧칠에 따른 빙렬 효과를 실감 있게 표현해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상황인 것이다.

 

어쨌든 네이버의 이미지 등에 올라있는 수많은 달항아리 작품들은 비교분석해 보면, 영감(독창성)과 빙렬(氷裂)의 표현력 차이는 분별되어지는 상황이다.

 

근간 달항아리 경매시장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문서진 화백은 수년전부터 인간 및 바다이야기 등 다양한 달항아리에서 탈피하여 빙렬(氷裂)의 효과적 표현에 중점을 두면서 달항아리만 그리는 원상(源像)의 달항아리 창작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이르게 된 계기와 다짐과 약속 등을 작가노트를 통해 살펴본다.

 

“...(중략)...  ‘Zero Mass(무중력)’시리즈와 더불어 시작된 초기 달항아리 속에 인간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다가, 고요와 격랑이 번갈아 일어나는 바다로의 여행을 하기도 했으며, 담백하고 간결한 조선 달항아리의 향취를 보다 더 느낄 수 있도록 달항아리 속에 한 송이의 꽃이나 열매만을 담아내는 단순함(Minimalism)을 지향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점점 고뇌와 사유가 깊어지면서 땀 흘리는 도공들의 모습과 수많은 빙렬들이 아롱 새겨진 원상(源像)의 달항아리들이 어른거려 화심(畵心)을 요동치게 했다.

 

운명의 필연적인 흐름(계시)인지는 모르겠으나, 달항아리를 창작하면서 장작불을 지피는 심정으로 조선 도공의 땀내음을 맡고 싶었고, 이를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서 조선 불가마로의 여행(환상)을 통해 예술은 감동이라는 공감의 장을 마련하기를 갈망했다. 달항아리 속 이야기들이나 실루엣 등을 소거하면서 달항아리 자체만을 감상하는 원상(源像)의 달항아리 창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략)... 나의 예술관은 평범하면서도 일반적이다. ‘그림은 인격의 또 다른 표상이기 때문에 맑고 정결한 정신 상태에서 모자람과 넘침이 없이 간결하고도 오롯이 모든 것(메시지)을 담아내어 가만히 보고 있기만 해도 잔잔한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조로운 가운데 단조롭지 아니하고, 마치 생명의 떡잎처럼 불완전한 듯하면서도 생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하여, 안정된 가운데 평온함을 주면서 사색의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하여 ‘일상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운데, 은은함이 비쳐 나와 마치 잔잔한 호수를 보는 것 같아야 하며, 작은 듯 크게 보여야 하고 좁은 듯하지만 넓게 보여 확장성이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은 느낌으로 전달되면서 자유로움 속에 따뜻함이 흘러나와야 한다.’ 더 나아가 ‘드러냄 없는 가운데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성찰과 균형의 미학 속에 군더더기를 허락하지 않아야하고, 맑고 청아함이 거울과 같으면서 뿌리 깊은 진정성과 향기가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예술품은 위대한 영감(독창성)과 처절한 장인정신의 산물로서, 미의 진리인 ‘감동의 전달’이 본질적 임무다. 어렵게 먼 길을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달려왔으나 마음 한구석은 언제나 공허했다. 채워지지 않는 영감의 갈증이 육신을 짓누르는 가운데, 수많은 세월동안 이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이제야 어렴풋이 길을 찾은 것 같다. 이젠 자연과 생명의 빛을 향한 근원의 예술인 원상(源像)의 ‘달항아리’ 작품 속에 고민과 괴로움을 멈추고 싶다. 자연과 생명의 빛을 향한 原像작품(달항아리)들의 향연(창작)에 모든 것을 날리고 싶다. 달항아리 작품들은 나의 분신이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절충주의와 타협하거나 흥정하지 않고, 자연과 생명의 빛을 갈구하면서 작품창작을 위해 땀방울을 흘릴 것이다. 고로 오늘도 작업실로 향할 수밖에 없다. 운명이라면, 생의 종점까지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태울 수밖에(9월의 작가노트)..” 

 

달항아리만을 그리게 경위 등과 예술관 및 자연과 생명의 빛을 갈구하면서 생의 종점까지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울 것을 다짐하는 결연한 자기선언이다. 

 

문서진 작품의 속살은 땀과 눈물(명상과 감성의 미학). 향후의 위업기대  

 

문서진 작품들의 우선적 특징은 풍부한 영감에서 분출되는 (위대한)독창성 및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기술도(필력)와 화면과의 피나는 싸움으로 상징되는 예술의지다. 이미 누차 지적한 바와 같이 문서진의 작품을 한번 만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것은 문서진의 작품이다’라고 기억할 만큼 인상적이면서도 명징하다. 그만큼 위대한 독창성으로 영글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래가 기억할 (대)작가로서의 부상은 필연의 결과로 다가 오리라 예상된다.

 

▲ 작업실의 문서진 화백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또한 그의 작품들은 명상과 감성의 미학으로서 현학적인 설명을 필요치 않는다는 점이다. 본시 위대한 작품(명작)들은 특별한 설명보다는 보고 느끼면서 저질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예술작품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개개별로 차이는 있을지라도 포괄적으로는 감동의 전달이다. 세계의 명작들이 모두 이런 경우이다.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문서진의 작품들은 감동의 전달이라는 포괄적 기능 측면에서도 누구나 수긍할 것으로 보여 진다.

 

...(중략)... “우리는 예술을 통해 퇴적된 기억 속에서 공감과 감동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위해 나는 도공의 심경으로 감성의 붓을 들고 있는 것이다(작가노트 중 일부).”란 고백은 작품이 주는 의미(메시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작품들이 콘크리트 바닥 위나 회색의 도시공간에서 뒹굴고 있는 상처 받은 영혼의 감수성을 회복시키면서 평화로운 안식(휴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문서진의 미학은 대자연의 숨결과 인생의 맥박까지 가닿은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절세의 사실주의로 시작되어, 현실에서 꿈의 세계를 그리는 초현실주의 미학을 거쳐, 마침내 영혼의 메시지라 할 수 있는 신비와 명상의 달항아리를 창작하여 관객들을 조선의 가마 앞으로 인도하고 있다. 특히, 근간 작품들은 하도 자연스러워 말문이 막히는 경지의 예술이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야말로 생명의 빛을 향해 붓을 든 조선의 도공 출현인 것이다. 

 

자연과 생명의 빛을 향한 원상(源像)의 달항아리 작품들은 명상과 환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숨소리마저 멈추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순간과 영원을 함께 호흡하면서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살며시 귀를 기울이면 조선시대 창공의 바람소리까지 들릴 것 같다. 더하여 맑고 깨끗이 정화된 영혼의 우물을 길러서 퍼 올리는 것과 같은 마음의 눈으로 붓끝을 옮기는 작가의 영혼이 절절히 느껴진다. 

 

더하여 그의 예술들은 깊은 사색과 내적 통찰(성찰)을 통해  빛의 층으로 점철된 우주의 시간 속을 배회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돋아나는 새순처럼 속삭이면서 맞바람의 속살 속에 남겨진 시간의 무늬처럼 평안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영혼의 숨결로서 말이다.

 

문서진 화백은 한국미를 대표하는 달항아리를 통해 ‘예술은 감동’이라는 미의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 生의 껍질 속에 남겨져 있는 마지막 한줌의 숨결마저 예술의 용광로에 불태우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사색의 근원으로서, 사물(우주)의 본질을 찾으려는 작가의 몸부림이다. 또한 마법의 거울처럼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문서진 작품의 속살은 땀과 눈물로서 자연과 생명의 빛을 향한 작가의 외침이자 절규이며, 귀소본능을 향한 갈망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달항아리)들을 통해 조선도공의 흔적들을 명상(회귀)하면서 잠시나마 걱정과 욕망을 벗어나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으면서 어머님 품속 같은 아늑함이 전달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조선시대로의 힐링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어쨌든 예술지상주의자인 문서진은 봇물처럼 풍부한 영감의 천성의 작가로서 무궁한 예술의 광맥이 잠재되어 있는 예지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희귀한 품성의 예술인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삶의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 명상과 신비가 강물처럼 흘러나오는 근원의 예술을 향한 그의 손놀림은 주목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미래가 기억할 작가를 위해 밤이 깊어갈수록 붓놀림은 점점 격렬해 지고 있다. 향후의 위업이 더욱 기대된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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