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감정4지구’ 수상한 도시개발사업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소송에 감사원 청원까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9/07 [14:50]

김포 ‘감정4지구’ 수상한 도시개발사업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소송에 감사원 청원까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9/07 [14:50]

민간에서 추진하던 도시개발사업, 시가 개입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소송에 감사원 청원까지

 

민간업체가 주민 동의를 얻어 추진해오던 도시개발 사업에 갑자기 시가 개입해서 공영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시의 도시공사가 공영사업 추진 업체를 선정하고 MOU를 맺는 과정에서 허위 토지동의서가 발견되는 등 각종 거짓말 의혹이 제기되고, 주민동의 마저 얻지 않은 채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시의회에서도 “왜 시에서 다른 할일도 많은데 민간업체의 사업에 손을 대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수십억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오던 민간업체와 해당 지역의 조합 관계자들은 참다 못해 시를 상대로 소송에 돌입했으며, 감사원에 청원까지 넣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 본지에서 입수한 판결문. 최근 법원은 사업권 양도 사실에 대해 확인해달라는 GK개발의 소 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 역시도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박영주 기자

  

일련의 논란이 얽힌 사업은 경기도 김포시의 ‘감정4지구 개발 사업’이다. 원래 감정4지구 개발 사업의 사업권은 민간업체인 ㈜타운앤컨츄리가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7년 7월27일 GK개발이라는 업체에서 토지 동의율 54%를 충족했다고 시에 사업제안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포시에서는 기존 시행사인 타운앤컨츄리의 사업장기화(15년)로 도시가 슬럼화되고, GK개발이 기존 시행사의 사업권한을 양수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이유를 들며 김포도시공사가 자체 수립한 민간참여 시행지침에 의거해 GK개발의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

 

하지만 이를 꼼꼼히 뜯어보면, 김포시에서 내놓은 근거들이 다소 사실관계와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5년간 사업지연…주민들 “그동안 관심도 없더니”

민간업체, 삽만 뜨면 돼…공영개발 막판 숟가락 얹기 

 

먼저 ‘15년간 사업지연으로 도시가 슬럼화 됐다’는 주장을 보면 사업의 첫 시공자로 타운앤컨츄리가 선정되고 지금까지 15년이 지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까지는 김포시에서 해당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타운앤컨츄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예능인 주택조합추진위에서는 “김포시가 도시개발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이 2017년 7월 GK개발의 제안 이후부터”라며 “그 전까지는 해당 사업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다가 지금 와서 15년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 꼬집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가 추진해온 사업지를 공영개발로 전환하려면 당사자인 민간사업자 타운앤컨츄리와 김포시, 해당부지 토지 소유주가 참여한 공개토론회를 통해 결론을 구해야 하는데 이를 생략하고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김포도시공사에서는 민간개발을 공영개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용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최근 김포도시공사는 감사원에 “기초조사 등 절차는 향후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이 도시개발지구를 지정할 때 추진할 절차”라고 해명해, 추후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예능인 주택조합추진위 박일남 위원장은 “우리는 시에 제안도 했다”며 “공영개발 할 거면 그전에 300억 넘는 돈을 투자했던 민간사업자와 토지소유권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보상해주기 싫고 개발의지가 없으면 공영개발을 멈추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사업부지에 대한 토지대금 잔금은 시공예정사인 서희건설이 적극적으로 브릿지대출 지원을 하기로 입장을 밝혔고, 지구단위 및 도시·교통·교육 영향평가를 거쳐 건축승인까지 획득해 사실상 삽만 뜨면 되는 상황이다. 

 

▲ 김포 감정4지구 조감도. (사진제공=예능인 주택조합추진위)  

  

GK개발이 사업권 양수? 재판서 인정 안돼

민간참여 시행지침 근거도 연도 안 맞아 

김포시는 왜 거짓말 했나…밀어주기 의혹

 

GK개발이 기존 시행사의 사업권한을 양수했다’는 내용 역시도 최근 법원 판결을 통해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난 부분이다. 

 

지난 2006년 11월10일 ‘감정4지구 개발 사업’의 첫 시공자인 타운앤컨츄리는 P씨로부터 18억원을 차용하고 2006년 12월15일까지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넘겨주겠다는 각서를 쓴 바 있는데, 채무 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사업권이 P씨에게 넘어가고 P씨가 다시 해당 사업권을 2007년12월 GK개발에 양도해 사업권이 GK개발에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2020년 8월26일자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2민사부는 사업권 양도 사실에 대해 확인해달라는 GK개발의 소 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 역시도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판결문을 보면 GK개발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사업권’의 존부나 내용·범위 등을 확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GK개발 측에서 관련 사건에 대해 포기각서를 작성한 바 있어 사업권 양수도 계약의 효력 자체가 상실된 만큼 양도확인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물론 GK개발에서는 ‘포기 각서를 작성하긴 했지만 이것은 견질(見質)용으로 작성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제출 자료를 놓고 봤을 때 포기각서가 단순히 견질용으로 작성됐다고 인정하긴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조차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포기각서 자체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행각서에 따른 사업권 양도청구권은 상사채권으로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만큼, 2006년 12월15일로부터 5년이 지난 2017년 10월19일에 이르러서야 P씨가 타운앤컨츄리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양도청구권 시효 완성에 의한 소멸로 사업권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요약하자면 타운앤컨츄리로부터 사업권을 양도 받았다는 GK개발의 주장 자체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판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포시에서 사업권이 GK개발에 있다는 이유를 앞세운 것은 사실관계에 어긋났다는 지적이다.  

 

김포도시공사가 자체 수립한 민간참여 시행지침에 의거해 GK개발의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는 대목도 문제다. 

 

GK개발에서 사업제안을 한 시점은 2017년 7월, 김포도시공사의 민간참여 시행지침 시행은 2018년 6월이다. 지침시행 이전에 사업제안을 한 업체를 밀어주면서 ‘시행지침에 의거했다’라는 설명을 덧붙인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김포도시공사가 GK개발을 의도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며,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포시의회 회의록에서도 다수 의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 지난해 말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전국예능인노동조합연맹 박일남씨가 '김포감정4지구 현황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출자동의안도 문제…법인설립 불투명

제안자인 GK개발 지분율 5%, 출자금 미납

토지주 동의 안한 지주동의서 일부 발견돼 

 

토지 동의율 54%를 충족했다는 GK개발 측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대목이 포착됐다.

 

김포시 측에서는 공영개발 추진과 관련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토지조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50.1%의 지분을 보유한 김포시만 10억 가량을 출자해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정작 5%의 지분율을 보유한 제안자인 GK개발은 1억원의 출자금 마저 미납한 상태다. 

 

나머지 10% 지분을 보유한 쌍용건설은 2억의 출자금액 납부를 포기했고 15%의 지분을 보유한 케이프투자증권은 3억을 미납, 19.9%의 지분을 보유한 부국증권은 3억9800만원의 출자금을 미납한 상태로 SPC 설립 자체가 답보상태에 놓였다.  

 

더욱이 GK개발 측에서 받았다는 지주동의서 일부의 경우, 토지주가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동의서가 첨부돼있는 등 문제점이 발견돼 토지주들이 법적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예능인 주택조합추진위 정용수 부위원장은 “김포시의회에서 동의서 54%를 제시하라고 했는데, 김포도시공사에서 개인정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 감사원이 개입해서 동의서 제출하라니까 뒤늦게 보여줬는데, (동의서가) 중복된 것을 많이 발견했다”며 “지금 지주들이 형사고소한 상황”이라 전했다. 

 

예능인 주택조합추진위 박일남 위원장은 “김포 감정4지구 사업 토지는 상대적으로 민간소유 토지 점유율이 월등한 상태로 조성돼있어 수용방식의 공영 토지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라며 “현재 타운앤컨츄리에서는 80% 가량 사업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지금 상황에서 굳이 공영개발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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