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vs 이스타항공, 폭로전에 얼룩진 M&A

녹취록에 회의록 자료까지 공개돼, 진실공방 일파만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7/07 [11:15]

제주항공 vs 이스타항공, 폭로전에 얼룩진 M&A

녹취록에 회의록 자료까지 공개돼, 진실공방 일파만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7/07 [11:15]

녹취록에 회의록 자료까지 공개돼, 진실공방 일파만파

신뢰 깨졌다…도덕성 금간 제주항공, 인수대상 없어진 이스타

김현미 국토부장관 중재 있었지만, 인수합병 ‘불투명’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를 둘러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제주항공에서는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해왔지만, 이스타항공 측에서 ‘셧다운’을 놓고 양측 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현재 제주항공에서는 7일 공식입장을 내기로 한 상태지만 이미 M&A 과정에서 양측의 신뢰는 완전히 깨진 모양새다.

 

 

 

지난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공개한 6분35초 짜리 녹취파일에 따르면, 3월20일 통화에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영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나중에 관으로 가게 되더라도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최 대표가 “국내선 슬롯 중요한게 몇개 있는데 이런게 없어지면 M&A 실효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이 대표는 “그건 저희가 각오하고 있다. 국토부에 달려가서 뚫겠다”고 안심시켰다. 

 

녹취록을 보면 체불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이스타 측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미지급된 급여를 제주에서 다 줘야한다. 그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거는 저희가 할 것”이라 말한다. 

 

녹취록 대로라면 제주항공에서는 협상만 빨리 종료된다면 체불임금에 대해서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랬던 제주항공은 계속해서 이스타항공 측에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셈이다. 

 

이외에도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3월9일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경영진 회의록을 공개하고, 제주항공이 직원 405명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을 확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는 △운항승무직 90명(기장 33명, 부기장 36명, 수습 부기장 21명) △객실 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등이 포함됐다.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지며 사안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결국 제주항공은 6일 저녁 공식입장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은 지난 3월2일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이전부터 기재 반납 계획에 따라 준비됐었던 사안”이라며 “이를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은 없으며 주식매매계약상 그런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회의록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스타항공 측이 3월9일 오후5시경 보낸 ‘인력조정계획(안)_제출’ 첨부파일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파일 최초작성일은 지난 2월21일로 SPA(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3월2일 이전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을 결정한 시기에 이미 작성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결정부터 구체적인 규모나 보상방안 등을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한 것이며, 제주항공 측에서 이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양측이 녹취파일이나 회의록 등 민감한 정보들까지 공개적으로 꺼내들며 진실공방을 벌이는 마당에 이미 M&A 자체가 물거품이 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통상적으로 M&A 진행까지 서로간의 합의에 따라 내부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양측이 폭로전까지 이어간다는 것은 이미 신뢰가 깨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물론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한 만큼, 이것이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간의 M&A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어 애경 측에서 M&A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7일 셧다운 지시 등 M&A 과정에서 문제가 된 각종 이슈들에 대해 전반적인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제주항공에서 이스타항공에 “10일 이내에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만큼, 인수파기 등과 관련한 추가입장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된 폭로전으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는 완전히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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