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 지원에 혈세 카드 남발하는 국회

송준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7/01 [11:47]

‘등록금 반환’ 지원에 혈세 카드 남발하는 국회

송준규 기자 | 입력 : 2020/07/01 [11:47]

코로나19로 수업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건국대학교를 시작으로 등록금 반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야당과 여당이 주장하고 있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등록금 반환에 국가 재정을 지원한다는 기류는 일맥상통하고 있다.

 

반면 재정당국은 대학 등록금 반환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권의 공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등록금 반환 문제를 국민 세금으로 해결한다는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 국회 본회의장 내부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3차 추경, 대학 등록금 지원 2718억원 증액

정치권, 재정당국에 등록금 반환 압박 이어져

2학기 미등록, 대학 교육 미래를 위해 지원해야

 

29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3차 추가경정예산 예비심사에서 대학 등록금 지원을 위해 2718억원을 증액했다. 본예산에서 삭감된 767억원을 복구하고, 고등교육 긴급지원금 명목으로 1951억원의 등록금 환불 재원을 신규 증설했다.

 

교육위는 예비심사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학 온라인 수업으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자구 노력과 함께 대학 재정 지원의 감액된 부분을 취소하고 필요한 예산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대학이 등록금을 환불할 경우 일부를 재정을 통해 보전해준다는 의미다.

 

재정당국은 그간 대학 등록금 반환은 대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를 향한 정치권의 압박은 계속 이어져왔다.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교직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대면 수업에 비해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낮은경우가 많아,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 학생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직접적인 현금지원은 불가하지만 대학에 간접적으로 재정을 지원하자는 방침을 내세워왔다. 대학이 등록금의 약 10%를 학생들에게 돌려주면 그에 비례해 재정적 보전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반면 야당은 추경을 통한 직접적인 현금 지원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학생들이 강의도 한 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으니 등록금을 돌려달라고 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며 “정부가 3차 추경안을 통해 등록금 반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3차 추경안에 대학 등록금 반환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정부가 개별 대학과 개별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폼게 한다”며 “추경에 등록금 반환 예산을 반영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정의당은 추경예산 9000억원과 대학부담금 9000억원을 통해 국공립대 학생에게는 85만원, 사립대 학생에게 112만원을 지원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세금 지원을 주장하는 건 당장 등록금 반환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령인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는 전 학기, 또는 전월 휴업등은 등록금 면제를 할 수 있지만 개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한 경우는 해당 되지 않는다. 법적 근거를 만들기 만들기 위한 입법은 지금과 같은 여야 대치 상황에서는 통과될리 만무하기 때문에 세금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의 등록금 환불에 국민 세금까지 투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국회 교육위 여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은 “대학생들의 환불 요구에 대해 국가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면서 “자구 노력에 충실한 대학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2학기 대학 미등록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학생과 대학 사이의 등록금 반환 갈등이 장기화하면 우리 대학 교육의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등록금 반환 정부 지원 찬반 여론조사. (사진제공=리얼미터)     ©송준규 기자

 

재정당국, 등록금 반환 대학이 결정할 문제

세금 통한 등록금 반환 반대 여론 62.7%

대학생 아닌 청년 역차별 우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대학이 반환한 등록금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주장한 바 있다.

 

홍 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은 등록금을 수납받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다”며 “정부 재정으로 등록금 반환을 커버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학 등록금 반환을 정부가 추경 등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도 냉소적이다. 

 

25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통한 등록금 반환의 찬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7%가 반대했다. 찬성은 25.1% 잘모르겠다는 12.2%였다. 반대 응답이 비교적 높은 연령대는 30대(75.5%)였으며, 찬성은 20대(27.4%), 50대(29.3%)에서 평균을 웃돌았다.

 

교육부는 등록금 환불에 대해 ‘직접 지원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결국 등록금 환불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들은 등록금을 받은 건 대학인데 왜 국민들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회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대학 지원은 급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울러 대학생이 아닌 청년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어, 등록금 반환 재정 지원은 심사숙고가 더 필요한 문제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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