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의원의 ‘말뿐인’ 지분헌납

송준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6/30 [17:47]

이상직 의원의 ‘말뿐인’ 지분헌납

송준규 기자 | 입력 : 2020/06/30 [17:47]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과 그의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 측은 경영 부실로 인한 직원 임금체불 문제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처럼 입장을 밝혔지만, 인수합병에 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체불임금 처리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스타항공의 불투명한 자금조달에 대한 의혹도 해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이 의원이 M&A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이스타항공 김유상 경영본부장이 29일 이스타항공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이상직 의원의 성명서를 대독하고 있다.   ©송준규 기자

 

제주항공과 협의 안된 일방적 '지분헌납'

결단·번민 등의 단어만 나열…해결책 없어 

 

29일 이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38.6%인 약 41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기 때문에 제주항공에 인수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이상직 의원 일가가 포기한 지분은 별 가치가 없는 상태다. 지분가치가 이런 상황임에도 이 의원은 ‘번민과 고민 끝에 내린 결단’, ‘가족 희생에 따른 헌납’이라는 점만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이사의 반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 대표이사는 이 의원의 지분헌납에 대해 ‘통큰 결단’이라며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에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 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 압박하며 “정부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이사의 공식입장 역시도 이스타항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내용보다는 제주항공의 책임, 정부의 투자 촉구만이 있었을 뿐이다. 

 

최 대표는 매각차익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는데 우선 쓰도록 할 것이라 설명했지만, 선결문제는 매각차익이 아니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이다.

 

최 대표가 현재 주장하고 있는 모든 것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성사됐을 때 성립하는 얘기다. 최 대표 본인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실현해야지만 매각차익으로 체불임금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금체불 문제는 제주항공과 협의를 거치고 관련 법률을 조사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며, 250억원의 체불임금 전부를 해결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차후 검토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등으로 인수 자체를 고민하고 있는 제주항공 입장에서 이 의원의 지분반납은 이번 인수합병과 무관한 이슈다. 오히려 제주항공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지분헌납을 이야기한 것은, 제주항공이 수차례 문제 제기한 일방적 의사결정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M&A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홈페이지 캡쳐, 이상직 의원 페이스북)  

  

수상한 주식취득, 과정과 절차 적법했나?

"과정과 절차 적법했다" 구체적 해명은 없어 

 

이상직 일가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 25일 자녀들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본 출처와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각이 성사돼도 이상직 의원 일가가 가져갈 차익이 거의 없는 사실상의 마이너스 딜”이라 밝혔다.

 

이같은 이스타항공의 반응에 경실련은 다음날 이상직 의원 자녀들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본 출처와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과 자료를 공개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2015년 이 의원의 아들과 딸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했고, 영업이익 등 재무흐름도 불투명해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자본금이 3000만원 밖에 되지 않고, 영업실적이 전무했던 이스타홀딩스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서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의원의 공식입장은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다”는 것 뿐이다.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스타항공 측은 인수합병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체불임금을 어떻게 할 처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다. 또한 이스타항공의 불투명한 자금조달, 매각차익 등에 대한 각종 의혹도 해명하지 못했다.

 

단지 ‘대주주인 이 의원이 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이스타항공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제주항공과 정부가 알아줬으면 한다는 취지의 단순 입장발표가 있을 뿐이었다.

 

문화저널 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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