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기소’…수사심의위가 부른 파장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6/29 [11:21]

이재용 ‘불기소’…수사심의위가 부른 파장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6/29 [11:21]

檢수사심의위, 이재용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결론 

여당의원들 "지극히 불공정한 결정, 검찰은 반드시 기소하라" 

재계는 "전문가 의견 받아들여야" 삼성 선례, 적극 이용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중단 및 불기소’라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주말동안 정치권·재계·시민단체는 거세게 들끓었다. 

 

일부 여권인사들은 수사심의위원회라는 제도가 악용됐다며 검찰이 무조건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시민단체들 역시도 잘못된 선례가 ‘재벌무죄’라는 치외법권을 만드는데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수사심의위 판단에 적극 동조하며 ‘검찰은 전문가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총수에 대한 구속은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강화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례를 통해 다른 대기업 총수들 역시도 수사심의위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난 26일 저녁,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둘러싼 기소여부와 관련해 ‘수사중단 및 불기소’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 회의는 검찰 측과 삼성 변호인 측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및 50쪽 분량의 의견서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 뒤, 표결을 통해 결론을 냈다. 여기서 위원장 대행을 제외한 13명의 위원들 중 10명, 대부분의 위원들이 압도적으로 불기소 의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등에 적용된 자본시장법 178조 부정거래에 대한 내용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위원들은 입증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부분도 고려했다”는 한 위원의 말을 미뤄본다면, 심의위에서는 삼성 측이 강조해온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 총수를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에 더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결론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들은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기업 활동에 전념해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하겠다”는 짧은 입장만을 내놓았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결론에 여권과 시민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약사를 보호하고 공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많은 돈과 권력을 가진 이재용 부회장의 불기소를 권고하니 당황스럽다”며 “검찰은 명예를 걸고 반드시 이재용을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같은당 노웅래 의원 역시도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도 기소도 하지 마라는 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전무사 무전유사, 돈 있으면 재판도 수사도 없다’는 선례를 남긴 지극히 불공정한 결정”이라며 “결국 봐주자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1년 8개월에 걸쳐 110명 소환, 50회 압수수색, 20만쪽의 수사자료, 그리고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혐의로 8명 임직원 전원이 유죄를 받았음에도 이같은 결정이 나온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수사심의위원회의 첫번째 수혜자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역시도 성명을 통해 “수사위는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악용해 기소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견제장치지 기소를 막는 장치로 활용돼선 안 된다”며 “수사위 제도의 취지와 결정은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이를 통해 재벌의 범죄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잘못된 선례를 만들면 ‘재벌무죄’란 치외법권을 만드는데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대검찰청 앞에 펄럭이는 검찰 깃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처럼 여권과 시민단체가 검찰 수사심의위의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경영계에서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특정 기업과 특정 기업인에 대한 장기간 수사를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재계가 수사심의위의 편을 드는 이유는 하나다. 삼성이 검찰 수사망을 빠져나가는데 사용한 논리를 향후에도 다른 대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례를 바탕 삼아 다른 기업들 역시도 ‘총수에 대한 수사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심의위 판단이 코로나19로 경제 지표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앞으로 있을 다른 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들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심 깊어진 檢, 심의위 판단에도 기소 강행할까

  

수사심의위의 판단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어디까지나 검찰 수사심의위의 판단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법칙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제도 도입 이후 8차례에 걸친 수사심의위 권고를 검찰이 모두 받아들인 것을 생각한다면, 검찰이 스스로 만든 수사심의위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만일 검찰이 기소를 강행했다가 삼성이 무리한 기소였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파고들게 되면, 재판에서 결코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없어 무작정 기소를 하기도 상당히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장고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검찰의 기소 강행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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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비 2020/06/29 [11:26] 수정 | 삭제
  • 범죄가 분명함에도 대놓고 기소를 회피하는 장치로 검찰 스스로 만든, 수사심의회는 폐지돼야 합니다. 수사심의위원회 폐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66l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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