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로 재산화된 ‘송현동 부지’ 돈 더 달라는 대한항공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6/25 [15:10]

친일로 재산화된 ‘송현동 부지’ 돈 더 달라는 대한항공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0/06/25 [15:10]

“왜 우리 정부는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가”

“친일로 재산화된 부지, 이제 정부가 강제수용해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대한항공 소유)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며, 매입가격을 두고 대한항공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는 최근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2020.6.4.)’을 통해 부지매입가를 4671억원으로 책정하고 2022년까지 2년에 걸쳐 분할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서울시의 이번 공원추진 결정이 자신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최소 5000~6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 최재원 기자

 

영국, 프랑스 등 역사적 가치 있다면 공공매입 우선권

대한민국, 역사적 가치에도 재벌 이익에 눈치

 

송현동 부지 매입과 관련해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서울환경운동연합, 솔방울커먼즈, 문화연대, 문화도시연구소,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경실련,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등은 25일 경실련 강당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수용’에 강한 목소리를 냈다.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간인 송현동부지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재벌기업의 부지 매각을 통한 무리한 금전적 욕심을 거둬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날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송현동 부지 매각의 현 상황을 두고 “대한항공의 재산권 침해와 공공적 목적의 대립각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일갈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땅으로 개발이 될 수 없는 부지를 재산권 침해라는 말도 되지 않는 대립각으로 마치 대결구도를 만들고 있는게 비정상적 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소나무 언덕으로 불리는 송현동 부지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으로 과거 친일에 의해 재산화 된 곳으로 재벌들이 이익을 내면 안되는 곳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대한항공이 해당 부지를 삼성으로부터 매입할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해당 부지가 개발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매입한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시세 수준의 높은 매입가를 제시했음에도 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으로 높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역시 "정부와 서울시가 재벌들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을 때는 과세 특혜를 주고 재벌들이 매각하려고 하면 토지를 재감정해 엄청난 불로소득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하고 "공익 목적이라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정부와 관료가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는 일제히 대한항공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항공이 이미 2015년 당시 송헌동부지에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하다 인근 학교에 대한 교육권 침해와 송현동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훼손하는 데 반대하는 시민들에 의해 무산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역사문화적 가치와 공공성보다는 이익만을 생각하는 대한항공의 편협한 태도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국적 항공사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편의와 혜택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고, 코노라에 따른 지원으로 항공업계에 수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정부가 지원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매매가에 대한 대한항공의 불만은 공익추구와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송현동 부지는 3만6천642㎡ 규모의 빈 택지로 1997년 삼성에서 1400억 원에 매입했고, 2008년에 대한항공이 290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4600억원 이상 책정해 구매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재산권 침해 등을 거론하며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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