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이낙연 검증 초읽기…전당대회의 셈법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6/10 [18:03]

[프레임] 이낙연 검증 초읽기…전당대회의 셈법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6/10 [18:03]

"당대표 되면 대선포기할 것" 배수진 친 김부겸

거세지는 견제, 이낙연 맷집 키울까…대선전초전 양상

 

대세론에 힘입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과 대선포기라는 배수진을 치며 견제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 두 사람의 기싸움으로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 전부터 ‘대선 전초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나친 과열 양상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김부겸 전 의원이 대선포기 카드를 꺼내든 것을 생각하면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당내 검증절차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전당대회는 당내 이낙연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이 의원에게 이점이 크다. 

 

▲ 이낙연 의원(왼쪽)과 김부겸 전 의원.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사람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0일 김부겸 전 의원은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로 선출되면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민주당 내 당권‧대권 분리원칙을 앞세워 대권주자들의 당권도전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해온 홍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면서 반(反)이낙연 세력이 형성된 모양새다. 

 

현재 김부겸 전 의원은 당대표에 선출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이낙연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대선출마를 위해 7개월 만에 사퇴해야하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안정적인 후보라는 강점을 앞세워 이낙연 대세론에 대항하려는 전략이다.

 

대세론으로 힘을 얻은 이낙연 의원은 이러한 움직임이 당혹스러울 수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의원으로서는 단 7개월이라 하더라도 최종 대선후보를 정하는 당내경선 이전에 당권을 잡아 지지세력을 제대로 구축하겠다는 욕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만 하더라도 과거 박지원 전 의원을 누르고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당선된 이후 당내에서 지지기반을 닦은 뒤, 대선후보로 선출된 케이스다. 이낙연 의원 역시 당권 장악을 통해 대선후보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을 택했기에 이번에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과 이낙연은 사례가 조금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로 활동한 시점은 2015년 2월초부터 2016년 1월말까지,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나고 2017년 5월 대통령으로 당선돼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을 이행했다.

 

반면 이낙연 의원에게는 남은 시간이 없다. 차기 대선이 2022년 3월9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다 하더라도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2021년 3월9일에는 사퇴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8월부터 3월초까지 당대표 임기를 약 7개월 정도 밖에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물론 다수 당원들은 이미 민주당 내 강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낙연 의원이 당대표를 맡음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에 힘을 실어주고, 동시에 이낙연 자신의 영향력도 키우길 바라는 눈치다. 단 7개월이라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시절 안정적이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데다가 총선에서도 제1야당 대표인 황교안 전 대표를 보란듯 누르고 당선된 이 의원은 이미 당 안팎으로 그 영향력을 상당수 보여준 상태다. 그에게 약점이라고 한다면 당내 지지기반을 얼마나 갖췄느냐 정도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낙연 의원의 선택은 옳았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낙연 의원이 당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시험대라 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계속해서 언급돼온 이낙연 대세론을 수치로 확인할 기회면서, 동시에 대선후보를 선정하는 경선을 치르기 전 검증을 거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다. 

 

여기에 더해 이 의원을 향한 견제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당내에 숨어있던 샤이 이낙연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원사격 역시 시작됐다. 10일 이개호 의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낙연의 확장성은 클 것이라며 “이낙연계라고 굳이 말하기도 그렇지만, 저를 비롯해 몇분밖에 안된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이낙연 의원과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송영길 의원 역시도 9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김부겸 전 의원께서 굳이 지금 나올 필요가 있냐는 개인적 생각이 있다. 지금 대선주자 1위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부딪혀 서로간의 상처를 내는 것이 당내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의문”이라며 김 전 의원을 견제했다. 

 

현재 이낙연 의원은 여의도에 캠프사무실을 차리기로 하고 계약을 앞두고 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꾸린 캠프를 대선 준비캠프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이낙연 전당대회 출마는 그에게 많은 것을 안겨준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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