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한 달에 한 명씩 세상 등진 현대중공업

창사 이후 노동자 사망사고 전수조사 결과 발표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5/20 [18:06]

46년간 한 달에 한 명씩 세상 등진 현대중공업

창사 이후 노동자 사망사고 전수조사 결과 발표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5/20 [18:06]

‘466명 노동자 목숨으로 성장한 현대重

한 달에 0.85명꼴… 실제론 더 많을 것

기업살인법제정, 총수 일가 처벌 촉구

 

현대중공업이 창립한 1974년 이후 46년 동안 4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이 회사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4월에도 대형블록의 도장 작업을 하던 노동자 정 모 씨가 숨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20일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원청 정규직과 이른바 물량팀으로 불리는 사내하청 노동자를 포함해 모두 466명에 달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 창사 이후 올해 4월까지 회사 자료와 노동조합 자체 통계, 정부 공식 통계 등을 활용해 사망자 수를 헤아렸다. 소위 민주노조 설립 시점인 1991년까지는 회사 측 자료를 활용하고, 1992년부터 2013년까지 노사가 따로 작성한 자료를 교차 검증했다. 2014년 이후로는 노동조합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가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현대중공업 사업주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산업재해 사망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성상영 기자

 

시기별로 나눠보면 창립 초기인 1970년대에는 137명이 사망했다. 56개월간 조업이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2주에 한 명꼴이다. 1977년 한 해에만 32명이 숨졌다. 1980년대에는 113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1987년 이후로는 사망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노조는 한국 조선산업이 낮은 기술력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만으로 극복한 것이 아니라 사람 목숨으로 메웠다라며 노동조합이 산재 예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풀이했다. 노조는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자 수를 보수적으로 집계한 점에 비춰보면 실제 숨진 인원은 466명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평균 한 달에 한 명(0.85)꼴로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세상을 등졌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가벼운 부상부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사고까지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이 얼마나 산업재해에 취약하고 안전조치에 둔감한 회사인지를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등 노조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현대중공업 사업주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사망사고가 워낙 빈발했던 탓에 현대중공업은 시민사회단체가 발표하는 최악의 살인기업후보에 거의 매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2015년과 2017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각각 선정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현대중공업 법인과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기업살인처벌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법인은 물론 사업주를 처벌해 산재를 줄이자는 게 취지다.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이 법의 제정을 촉구했지만, 정치권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노조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일가를 겨냥해 노동자와 울산 동구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사와 지주사 개편을 강행하는 등 전횡을 일삼으면서 노동자의 안전은 도외시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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