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30년 만의 자율화, 소비자 편익은 ‘깜깜’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5/20 [17:27]

통신요금 30년 만의 자율화, 소비자 편익은 ‘깜깜’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5/20 [17:27]

통신요금을 정부가 통제하도록 한 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향후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이지만, 정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서비스 개선이나 통신요금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의결된 법안에 따르면 요금제 인가제가 신고제로 바뀐다. 다만 이용자의 이익이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 정부가 15일 이내에 신고를 반려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그래서 유보신고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1991년 요금 인가제 도입 이후 30년 만에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시장 지배력이 가장 큰 이동통신 사업자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특정 통신사의 독점을 막고 후발 사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1위 사업자가 원가보다도 낮은 요금제를 출시해 다른 사업자를 고사시키지 못하도록 인가제라는 안전장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 출시 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금 약관을 내고 인가를 받는다. 2·3위 사업자인 KTLG유플러스는 신고만 하면 된다.

 

업계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꺼렸다. 정부와 국회가 한 일을 회사 차원에서 의견을 밝히기 어려울 뿐 아니라 6개월 뒤에나 시행되는 법을 가지고 시장 전망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요금 인가제 폐지를 바라보는 이동통신 3사의 시각은 조금씩 달랐다. 요금 인가를 받아야 했던 SK텔레콤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머지 두 곳은 현행 제도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점유율 하락 추세는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각 연도의 12월 기준으로 201350%에서 201643.6%, 201941.8%로 떨어졌다. 오랫동안 이동통신 시장에서 공고히 유지됐던 5:3:2라는 가입자 비율은 옛말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런 가운데 15일 동안 정부가 신규 요금제의 내용을 들여다본 후에 신고를 접수 또는 반려하는 유보신고제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본다.

 

KTLG유플러스는 일부에서 제기한 요금제 담합을 부정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의 세대가 바뀔 때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을 강조한다. 일례로 KT는 지난해 45G 상용화와 함께 3사 중 최초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LG유플러스는 201887만원대 LTE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각각 선보인 바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요금 인가제 폐지가 통신요금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 우려한다. 한국소비자연맹과 참여연대 등은 통신사가 비싼 요금제에는 온갖 혜택을 붙여놓고 싼 요금제 이용자를 차별하면서 고가의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왔다고 주장한다. 요금 인가제는 정부가 심의를 통해 통신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아 온 보루였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15일간 요금제를 검토한다는 단서는 다른 의미로 실효성이 없다고 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복잡한 로직(짜임새)으로 수익이 나도록 개발한 요금제에 대해 정부가 단 15일 만에 이용자 편익을 해치는지 판단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 역시 회사 간 견해가 갈리는 부분이다.

 

2014년부터 요금 인가제 폐지를 추진해 온 정부는 유보신고제가 통신요금 인상을 막는 장치로 작동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 측면에서 요금제 인가에 몇 달씩 걸리는 지금의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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