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重, 사원·대리까지… ‘명퇴가 미래다’ 악몽의 부활

직급·나이 불문하고 ‘저성과자 면담’ 진행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5/18 [16:40]

[단독] 두산重, 사원·대리까지… ‘명퇴가 미래다’ 악몽의 부활

직급·나이 불문하고 ‘저성과자 면담’ 진행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5/18 [16:40]

위기의 두산중공업에 휴업·명퇴 칼바람

사원·대리 직급도 사실상 명퇴 대상자로

방침 알려지자 노조는 법정 투쟁예고

우리사주 투자손실에 직장마저…이중고

 

두산중공업이 최근 사원과 대리 직급까지 명예퇴직을 권장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달 15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명퇴 신청을 받았는데도 회사를 떠나겠다는 사람 수가 예상보다 적었던 탓이다.

 

1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회사 측은 명퇴를 유도하기 위한 저성과자 면담을 진행 중이다두산중공업은 지난 21차에 이어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2차 명퇴 신청을 받았는데, 회사를 떠나겠다는 인원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후문이다. 회사 측은 이날 휴업 계획을 공시했다.

 

면담 대상에는 대리 직급은 물론 갓 들어온 사원까지 예외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두산중공업 사내 블라인드(익명) 게시판에는 이와 같은 경험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노조 간부는 사원, 대리, 전문직들 다 (저성과자) 면담에 들어갔다라며 일은 잘하는데 상사한테 입바른 소리 하는 사람을 저성과자로 찍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인드에 (명퇴 관련) 면담을 했다는 글이 올라오면 신고가 들어왔다며 삭제되는 일이 잦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구조조정 문제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연계해 휴업 철회 없는 한 합의는 없다는 기조로 맞설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이날 내부 소식지를 통해 회사는 15일 일부 인원에 대해 유휴인력, 저성과자라는 낙인을 찍어놓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방적 휴업 명령을 시행하려 한다라며 금일(18) 오전 실시되는 20년 임단협 5차 실무교섭에서 휴업 대상자 선정 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된 점에 대해 질타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나아가 노조는 법정 투쟁까지 언급했다. 회사의 휴업 명령이 법률이 명시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데다 선정 기준을 나이(기술직) 또는 성과(사무직)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이유다. 노조는 노동자가 받을 신분상, 경제상 불이익을 교량하고(헤아리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노동조합과 협의하는 등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 계열사에서 사원까지 명퇴 대상에 포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12월 두산인프라코어는 그해 입사한 20대 신입직원에게까지 명퇴 신청을 받았다. 당시 사람이 미래다라는 회사의 슬로건에 빗대 명퇴가 미래다라고 자조하거나 ‘23살 최연소 명퇴이야기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일었다.

 

사원·대리 직급까지 명퇴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37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유동성 위기 이후 나날이 주가가 떨어지며 회사 주식을 가진 직원들의 투자손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3880원으로 우리사주 청약가인 5550원에 한참 못 미친다. 투자손실에 따른 자산 감소에 더해 무차별적 명퇴 압박까지 두산중공업 직원들의 고통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18일 공시를 통해 오는 21일부터 약 7개월간 유휴인력 400여 명을 대상으로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저성과자가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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