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지옥, 뒤늦게 응답한 정치권

법사위 발언들 뒤늦게 논란…‘N번방’ 뭔지도 몰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3/23 [18:07]

N번방 지옥, 뒤늦게 응답한 정치권

법사위 발언들 뒤늦게 논란…‘N번방’ 뭔지도 몰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3/23 [18:07]

법사위 발언들 뒤늦게 논란…‘N번방’ 뭔지도 몰라

대통령과 국회, 신상공개 및 엄벌에 한목소리

“함께 분노해달라…우린 범죄자 이름도 모른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던 정치권이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회는 ‘N번방 사건’이 어떤 것인지도 알지 못했다. 74명의 피해자 중 16명이 미성년자였고, 이들은 ‘노예’로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조직적 성착취를 당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공직자들은 국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청원한다고 법을 다 만드나”, “자기들은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 “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 자주 한다”,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 없지 않나”라는 발언들은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N번방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입장을 내기에 이르렀다. 성급한 발언을 한 이들에 대해서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으며 관련 법률안 등이 재발의 되며 N번방 처벌을 위해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법사위에선 상식 밖의 발언들 나와

“나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할거냐” 논란

文대통령 “국민 분노에 공감, 관련자 전원 수사하라”

 

23일 국회는 앞다퉈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들의 신상공개와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긴급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N번방 사건 재발금지 3법을 대표발의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N번방 사건의 실체에 국민 모두 말을 잇지 못할 정도”라며 사건에 가담한 모든 범죄자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간담회에 함께한 서지현 검사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야동이 아니라 성착취와 인신매매, 성폭력 사건이라 규정하며 “함께 분노해달라. 함께 분노하면 바꿀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과거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소라넷 등에서 이미 동일유사 범죄들이 셀 수 없이 벌어졌으나,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아직도 (범죄자들) 이름을 모른다”고 꼬집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용의자들을 일제히 포토라인에 세워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포토라인 공개를 없애면서 N번방 피의자들이 도리어 수혜를 입게 됐다고 비꼬았다. N번방을 빌미로 조국을 향한 비난을 쏟아낸 미래통합당을 향해 민주당에서는 논지를 흐리지 말라는 취지로 반박에 나섰다. 

 

정의당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방지 및 처벌법 제정을 위해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다른 의원들이나 관료들이 내놓은 발언들을 지적하며 이들의 사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청원에 230만명이 동의하면서 사건이 공론화됐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회의 인식은 안일하기만 했다. 

 

23일 정의당 성평등선대본에서는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나온 문제적 발언들을 언급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김오수 법무부차관은 “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을 자주 한다”라는 발언을 했으며,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은 “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지 않느냐”,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나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할거냐”,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은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도읍 의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한지 묻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분노한 여론은 이들의 발언에 거세게 들끓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문재인 대통령은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불법영상물 삭제 뿐만 아니라 법률의료상담 등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경찰을 향해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고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촉구했다. 단순히 운영자에 대한 조사에만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도 강조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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