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금리-①] ‘27.9%’ 대부업체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금리 시대에 떠올리는 ‘고금리의 추억’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3/19 [11:21]

[0%금리-①] ‘27.9%’ 대부업체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금리 시대에 떠올리는 ‘고금리의 추억’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3/19 [11:21]

사상 첫 제로(0)금리.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 선언이 경제에 준 충격은 상당히 컸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매우 교과서적인 처방인 금리 인하를 꺼내 들었다. 종전 1.25%이던 기준금리는 17일부터 0.75%0.5%포인트 낮아졌다.

 

기준금리 인하로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보자는 소시민들의 꿈은 깨졌다. 인하 전 기준금리인 1.25%도 상당히 낮은 것이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3년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 이율(단리)은 고작 1% 중후반이다. 한 시중은행이 특판 상품으로 내놓은 1년 만기 연 5% 적금에 사람들이 몰린 사건은 저금리의 시대상이다.

 

▲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 설치된 은행 자동화기기(ATM).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년 만기 적금 금리가 무려 20%, 12%도 저금리라던 1980년대


 

한때 두 자릿수 적금 이율을 주던 인심 좋은 시기가 있었다. 옛날 신문을 뒤져보면 80·90년대에는 10%대는 물론이고 무려 20%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도 보인다. 1980112일 자 일간지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지금의 금융통화위원회)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를 연 16.2%에서 연 20.6%로 높였다는 기사가 있다.

 

지금으로 따지면 한 달 30만원씩 12개월 동안 모으면 만기에 세금을 떼더라도 400만원 가까운 돈을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은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적금 이자가 1.6% 정도인데, 만기에 돈을 찾아봐야 이자 과세(15.4%)를 제하면 3626000원 밖에 못 받는다. 순이자는 고작 26000원에 불과하다.

 

물론 1980년대 초에는 물가도 치솟았다. 특히 부동산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폭등세였다. 1977년부터 1980년까지 3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값은 3배 올라 평(3.3)100만원 고지를 넘봤다고 한다. 그때 라면 한 봉지 가격은 85원이었다. 경제가 연평균 10%씩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소득도 늘고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높았다.

 

한국 경제는 1986년에서 1989년 이른바 ‘3저 호황을 맞는다. 저유가·저금리·저환율 세 가지 요건이 맞아떨어지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저금리라고 표현은 했지만, 지금에 비춰보면 매우 고금리다. 1987216일 자 동아일보는 예금 종류별로 무엇이 유리한지 소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실질금리는 연 8~9% 수준이었다. 자유저축예금은 거치 기간에 따라 최고 연 12%의 이자를 줬다. 가계우대정기적금의 이율은 연 13%였다.

 

▲ 1980년대 국민은행의 적금 상품 전단지. 당시 선보인 목돈마련저축의 이율은 최고 연 27.3%에 달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직장인 필수 재형저축27.9%… 2000, 땅거미 내린 고금리 시대


 

이때는 노동자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높은 금리와 세제 혜택을 준 재형저축이 인기였다. 월 급여가 60만원 이하인 노동자 또는 일당 24000원 이하 일용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자 재형저축은 연 최저 16.4%에서 최고 27.9%까지 줬다. 재형저축은 1995년 폐지됐다가 2013년 반짝 부활했다가 20151231일을 끝으로 사라졌다. 2013년 출시된 재형저축은 7년 만기에 3년간 우대금리(4.2~4.5%)를 제공하고 이후로는 이보다 낮은 변동금리(2~3% 수준)를 적용했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 금리 자유화를 계기로 은행들은 본격적인 고객 유치 경쟁에 들어갔다.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99311월 외환은행(하나은행에 인수)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11.25%로 책정했다. 신한은행의 전신인 조흥은행은 여기에 11.5%의 금리를 주겠다며 맞대응했다. 근로자 장기 저축, 주택 마련 저축 등 특정한 목적이 있는 적금 상품도 11~12% 수준의 금리를 제공했다.

 

이러한 금리는 1998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유지되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기점으로 10%대 중후반대로 오른다. 전대미문의 국가 부도 사태에 자산 가치는 폭락하고 환율은 뛰어올랐으며 금리도 따라 올랐다. 유동성의 경색, 그러니까 시중에 돈이 귀해진 것이다. 급한 불을 끈 1999년에 들어서 금리는 연 7~8%대로 안정됐다.

 

한편 금리 자유화가 마무리되고 2000년대 들어 고금리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간다. 그러나 0.75%라는 초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2000년대 초반 4~5%의 이율마저 추억으로 남게 됐다. 본지는 초저금리 시대의 면면을 뜯어보고 생존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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