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로나19 불황 속 활짝 웃는 ‘집콕시장’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3/18 [17:27]

[트렌드+] 코로나19 불황 속 활짝 웃는 ‘집콕시장’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3/18 [17:27]

전세계에 불어닥친 대재앙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국내총생산 감소도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코로나19사태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51%에서 최대 1.02%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외부활동 자제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2월 소비자심리 지수는 전월 대비 7.3p나 하락했다.

 

전반적인 수치는 절망적이지만 모두가 어려운 와중에도 온라인·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회식이 사라지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몰락했지만 치솟는 가정간편식(HMR) 매출에 관련 업체들은 신이 났다. 주류업계에서는 줄어든 회식에 업소용 주류 매출은 추락했지만 ‘홈술족’ 증가로 가정용 주류 매출은 증가했다며 업소용이 줄었긴 하지만 당장의 큰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관·음식점·까페·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대거 줄어들고 가정에서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소비재 매출 역시 급격하게 늘고 있다. VOD·보드게임 등은 물론 홈트레이닝·홈뷰티 관련 용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 3월 11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 스포츠용품 매장에서 모델들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홈 피트니스 용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헬스장 보단 '홈트'…커지는 시장

매출 70% 신장, 홈 뷰티 디바이스도 '꿈틀'

 

천안 줌바댄스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발생하면서 헬스장·요가·필라테스 업체들은 줄줄이 확산의 온상으로 찍혔다. 한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선 소독을 열심히 하고 있음을 안내하고 상황이 나아지면 재이용 가능한 만큼 환불 대신 이용권 정지를 권하고 있지만,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오프라인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홈트레이닝’ 수요 증가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집에만 있었더니 확진자가 아닌 ‘확찐자’가 됐다는 우스갯소리 속 구글·네이버·다음 등에서 ‘홈트레이닝’을 검색하는 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2월 매출을 기준으로 현대홈쇼핑은 홈트레이닝 상품군 매출이 전달(1월)보다 64.1% 늘어났다고, CJ오쇼핑은 71% 가량이나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다이어트 용품 매출이 2.5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트위스트 운동기구 판매량이 63%, 복근운동기구가 38%, 런닝머신이 13% 증가했다. 

 

피부관리를 받으러 가기 보다는 집에서 피부를 관리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역시도 특수를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의미한 수치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이전부터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라리 우리집을 영화관으로? 

VOD·OTT, 집콕족 수요 업고 훨훨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또다른 업계는 ‘영화’ 시장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올해 2월 전국 영화관 관객수는 734만7078명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한때 천만관객을 외치던 영화계도 코로나19 앞에선 속절없이 무너졌다. 

 

영화관을 찾지 않는 이들은 대체제로 ‘홈씨어터’를 택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프리미엄 음향’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6.7% 신장했으며 본점의 프리미엄 음향 카테고리는 2월10일부터 3월12일까지 약 19.2%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관을 갈 수 없으니 집을 영화관처럼 꾸미겠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VOD나 OTT 시장 역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3월7일 일요일 기준으로 토종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의 총 시청시간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1월19일 일요일과 비교해 36.9%나 증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온라인 상영관 박스오피스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전인 지난해 12월 9일부터 15일 사이의 VOD 온라인 이용건수는 48만1555건이었지만 2월10일부터 16일 사이에는 122만4400건까지 치솟은 바 있다. 

 

▲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 온라인몰 매출이 336% 증가하고 보드게임 등의 매출도 신장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롯데쇼핑)  © 박영주 기자

 

 

보드게임 사줄게, PC방 가지마

실내 놀이완구 매출 '쑥' 불어닥친 호황

 

최근 PC방·코인노래방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자 집단감염을 우려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놀잇거리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드게임이나 닌텐도·플레이스테이션 등 실내 놀이완구 매출이 대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2월10일부터 3월8일 사이에 완구류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며, 보드게임 매출은 무려 104%나 증가했다. 레고는 13%, 교육용 블록완구 매출 역시도 오프라인 기준 31%나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3월3일 이전 보름동안 토이저러스 온라인몰 매출은 전년 대비 336%, 4배 넘게 증가했으며 미끄럼틀이나 트램펄린 같은 실내용 대형완구 매출도 30% 가량 증가했다. 보드게임 같은 놀이완구는 27% 가량 증가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루미큐브 클래식과 상어 아일랜드로 유명한 ‘코리아보드게임즈’로 전년대비 117%, '스텝2 뉴꿈동산 주방놀이'와 '리파인 카카 지붕차 미끄럼틀'은 각각 142%, 18% 매출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닌텐도 스위치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기 관련 상품은 재고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내에서도 피고 싶은데…전자담배 수요 증가

연기·냄새 없는 전자담배, 코로나19 특수 입을까

 

사람들이 실내에서만 활동할 수 있게 되면서 흡연가들을 중심으로 전자담배에 대한 수요까지 증가하는 모양새다. 냄새가 심해서 실내에서 필 수 없는 연초담배와 달리 궐련형·액상·하이브리드 전자담배는 냄새가 거의 안나는 편에 속한다. 

 

그나마 궐련형은 특유의 찐내가 살짝 나지만 궐련형과 액상형의 장점을 모은 하이브리드 전자담배의 경우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제품이다. 구체적인 수차가 나오진 않았지만 JTI코리아·필립모리스·KT&G 등 관련 업계와 편의점 측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전자담배의 수요 증가가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많은 흡연가들이 '전자담배는 실내에서도 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집에서 먹는건데…소주보단 와인이지

홈술 트렌드에 활기 띄는 ‘저도주’ 시장

맥주·막걸리·와인 인기…업소용 줄고 가정용 늘고

 

코로나19는 술 소비 트렌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학교 개강이 미뤄지고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회식이 대폭 줄어들자 이것이 업소용 주류 매출에 타격을 입혔다. 반면 집에서 ‘홈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주류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가정용 보단 업소용 매출이 실적에 더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반적인 침체는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냥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 혼자 마시다보면 아무래도 많은 양을 먹지 않게 되니까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혼술의 확산은 주류 선택에도 일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마트의 1~2월 매출을 살펴보면 소주는 약 5%, 맥주는 21.3% 증가했다. G마켓이 4월 밝힌 자료를 보면 최근 한달간 전통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신장했다. CU의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3월 주택가 매장의 밤11시부터 새벽2시 사이 매출은 맥주가 19.6%, 와인이 19.8% 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다같이 마시면 소맥(소주+맥주)을 마시겠지만 집에서 술을 마신다면 소주보다는 맥주, 또 와인이나 막걸리 외에 이색적인 술들을 찾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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