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본소득’ 시험대 올렸다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3/18 [15:38]

전 세계가 ‘기본소득’ 시험대 올렸다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0/03/18 [15:38]

코로나 19를 명분으로 전 세계 주요 각국이 ‘재난소득’ 문제를 수면으로 올렸다. 시장경제와 성장을 중요시하고 있는 글로벌 기조 속에서 ‘기본소득’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먼저 국내에서는 중앙정부차원에서 재난소득 언급이 나온 뒤 각 지자체가 직권으로 재난소득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18일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 가구 중 정부 추경예산안 지원을 못 받는 가구 117만7000여 가구에 30~50만 원의 긴급지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비록 선별적 지원이지만 대단위 지원으로 기본소득을 연상시키는 분배시스템이다.

 

앞서 강원도는 도민 30만명에서 4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소득을 가장 먼저 시행하기도 했다.

 

신자유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 역시 재난소득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 한 명에게 1000달러(약 120만원) 이상을 앞으로 2주 안에 지급하는 1조2000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살포하는 형태의 경기 부양책은 전례없는 일이다.

 

이 밖에도 홍콩은 모든 영주권자에게 홍콩달러 1만(한화 약 155만원)을 지원하고,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재난소득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주변국인 일본 역시 전 국민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이들 나라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안 요소의 해결 방법으로 현금살포를 계산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재원문제나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분배를 중요시 여기는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정부 재정의 5분의 1가량을 복지비용 지출에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난소득에 많은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재산권과 자유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등의 국가마저도 전 국민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온다.

 

▲ (사진=Image Stock)

 

코로나로 터진 계급적 갈등과 스트레스

‘기본소득’ 중앙 무대로 끌어올려

 

재난소득은 기본소득의 명과 암을 시험하기 좋은 예다. 다수의 표본에 일정량의 통화를 조건없이 제공하면서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의 개념은 간단하다. 쉽게 말해 국가의 국민 복지 비율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분단 그리고 북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본소득 문제가 자칫 북한식 경제시스템 추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활발한 논의가 없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경제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떨어트리며 경쟁을 붕괴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과거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기본소득을 언급한 적이 있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기본소득에 대한 직접적 실험을 한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성남시를 제외한 외부적 평가는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본소득’ 문제는 끊임없는 논의되어 왔고, 코로나19로 주요 국가들이 ‘재난소득’문제를 꺼내면서 다시 조명받고 있는 정책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국가 간 시장개방 압력과 선진국과 후진국의 갈등, 양극화, 경제적 계급사회가 만든 피로감은 재난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 문제를 끌어올렸다. 

 

코로나사태로 기본소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평등권과 경제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웃어 넘기지 못할 이상적 이론의 거대 담론으로 자리 잡게 됐다.

 

세계 주요국의 재난소득이라는 실험은 성공이든 실패든 분명 향후 경제시스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가권력을 기반으로 한 개방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압박 속에서 반대되는 개념의 경제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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