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수학적이지 않은 머리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을 읽고

김효린 청소년 기자 | 기사입력 2020/03/16 [14:31]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수학적이지 않은 머리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을 읽고

김효린 청소년 기자 | 입력 : 2020/03/16 [14:31]

 

수학을 즐기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해 나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적도 수학성적이 가장 안 좋아 다른 과목의 내신점수를 다 깎아먹는다. 참 슬픈 일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학교 교과과정에 이 어려운 수학을 잔뜩 집어넣었으며, 그 비중을 국어 영어와 함께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을까?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한편 원망스럽기도 하다.

 

이 책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에서는 수학머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부딪치게 되는 많은 상황에서 보다 단순하고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수학머리는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고, 이 때 얻고 싶은 것은 최적의 답, 최선의 결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하는 생각정리의 기술이 필요하고, 당면한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리프레이밍, 즉 재정의 방법, 가장 중요한 핵심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효율성 추구 등의 다양한 수학적 사고력이 필요한데, 이 수학적 사고력이 바로 수학머리”라고 말한다.

 

수학머리와 수학은 다르다고 하지만 내용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수학머리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수학을 못하는 나는 아무래도 수학머리도 부족하지 않을까? 

 

  • 수학적 사고력이 없는 사람들의 미래는?

 

어려서부터 엄마는 나의 기질이 아빠의 기질과 쏙 닮았다고 했다. 흔히 사람의 기질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좌뇌형과 우뇌형으로 구분하는데,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은 좌뇌형이 많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극우뇌형이라는 애길 들었다. 물론 이건 살아가면서 바뀌기도 하지만, 아무튼 타고난 기질은 확실히 난 우뇌형 같다. 

 

그 덕분인지 수학보다는 예체능에 능하고, 감각적이다. 암기할 때도 글자 하나하나보단 이미지로 외울 때가 많다. 이런 기질이 우뇌형과 일치하는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커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깊은 공감과 함께 나의 한편에서 꿈틀거리는 그 뭔가를 느꼈고, 그 개인적인 꿈틀거림에 대해 말하고 싶다.

 

먼저 책에서 말하는, 수학자체는 크게 상관없을지 몰라도 수학공부를 하여 기초해결능력과 다양한 경로로 접근하는 창의적인 부분과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이것이 삶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 대해 크게 동의한다.

 

최근 수학공부를 전보다 좀 더 많이 하게 되면서 느낀 점인데, 수학문제를 쉽게 푸는 선생님은 문제를 보자마자 어떻게 접근해야 쉽게 답을 낼지 바로 아시고 그렇게 풀어내신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능력이 있다면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쉽고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재미있게 봤던 평화인 ‘히든 피거스’와 그 영화에서 주인공이 오일러의 법칙에 대한 오해들을 한 단원으로 묶어서 설명했던 부분이 기억난다. 빅데이터에 대한 책을 읽고 느꼈던 점과도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다만 이제 성인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사고력과는 반대로 가볍게 느끼거나 더러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측면은 전혀 필요가 없을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 나를 위하여 말이다.

 

  • 논리와 합리, 그리고 정(精의) 문화

 

흔히 일컫는 논리와 합리는 아마 깊은 사고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동양보다는 서양적 사고이자, 과거 세계를 이끌어온 개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아니 적어도 과거보다는 훨씬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세계 부흥의 중심지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오고 있는 도중이라고 여겨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에 중심을 둬보자. 딱잘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동양인들이 가진 따뜻함, 정(精)문화, 여백의 미 등이 그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개인적으로 BTS, k-pop의 세계화나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등은 틀지어지지 않은 동양적 사고가 빚고 있는 성과물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 수학적 분석과 해석 외 또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기

 

이 책의 저자는 촉망받는 수학자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대회 금상 수상, 서울대 졸업, 미국 UC버클리 박사과정이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학가라고 한다. 

 

굳이 그러한 이유를 떠나서라도 책 내용, 즉 저자의 주장은 충분히 인정하고, 이런 글을 써낼 수 있는 그의 수학머리가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수학머리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것 같은 나는 그런 저자 앞에서 기죽지 않는다. 왜냐? 삶을 각자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느냐는 더러 수학머리와는 거꾸로 사고하는 데서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명 ‘극우뇌형’이라고 불리는 나에게는 좀 더 나를 합리화시킬 구도가 필요하지 않은가.

 

수학머리가 정말 발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학과는 담 쌓고 싶은, 반대 성향의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각 분야에서 각자 잘하는 것들을 하면서, 경우에 따라 서로 협력하고 융합해내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아니, 오히려 그렇게 살아가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아닐까?

 

내 삶의 종착지이 ‘행복’이라면, 나는 가볍거나 충동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혹여 단순하게 명쾌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오히려 사람을 단순화시키고, 제도에 길들이는 과정이 되지는 않을까? 더 자유롭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기 위한 방법은 아마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김효린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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