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기상도-④] 저승사자 자임한 김형오 위원장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2/27 [15:22]

[4‧15 총선기상도-④] 저승사자 자임한 김형오 위원장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2/27 [15:22]

지난달 17일 한국당(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위촉된 김형오 위원장은 현역의원 50% 물갈이를 목표로 (쇄신)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종반전으로 접어 들어가고 있는 현 시점(2월27일)에서 살펴보면 김 위원장의 공언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힘의 공백상황에서 매서운 칼날을 연일 휘두르고 있는 김형오 공관위 공천을 살펴본다. 

 

황교안 대표에게 공천전권 다짐받고 위원장 수락

 

제18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부산 영도구에서 5선을 역임한 합리적 개혁보수주의자로 평가되는 정치인이다. 이러한 개혁보수 정치 노선이 평가되어 황교안 대표가 몇 번에 걸쳐 공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공천 전권을 약속을 받고 1월 17일 위원장에 취임했다.

 

취임당일 현역 50% 물갈이를 목표로 (개혁)공천을 단행할 것을 천명했다. 이후 8명의 공관위원 선임에 있어 당연직인 사무총장(박완수)외,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최대석 이화여대 대외부총장,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 엄미정 일자리위원회 민간일자리분과 전문위원, 최연우 휴먼에이드 이사를 외부입김 없이 선정했고, 불출마 선언을 한 논란 많은 김세연 의원을 전격 발탁했다. 당연직인 당 사무총장 외, 공관위원 모두 불출마 약속을 받기도 했다.

 

▲ 김형오 전 국회의장(오른쪽)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첫 회의가 열린 1월 22일 김 위원장은 “泣斬馬謖(읍찹마속)의 심정으로 가까운 사람부터 과감하게 잘라내겠다”면서 공천 칼부림을 예고했다.

 

이후 보안 속에 엄격한 공천심사가 진행됐고, 벌써 30여 명이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하거나 컷오프당했다. 향후 불출마 및 컷오프 의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공언대로의 개혁공천이다.

 

공천심사가 종반으로 접어 들어가는 현 상황을 살펴보면, 부산, TK권에서 파격적일 정도로 현역의원의 불출마를 과감하게 끌어낸 가운데, 한강(수도권) 전투를 위해 황교안(종로)·오세훈(광진을)·나경원(동작을)을 잇는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김용태(구로을)·김웅(송파갑)·김태우(강서을)를 배치하여 청와대를 포위·공격하는 정권심판 편대를 우선으로 구축했다.

 

26일에는 젊은 세대(45세 이하)들인 이준석(노원병)·김병민(광진갑)·김재섭(도봉갑)을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이른바 'FM'(Future Maker·미래창조자)벨트를 구축했다. 또한,비밀병기와 영입인재인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와 송한섭 전 검사 등의 전략적 배치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더하여 "서울과 수도권에서 (재)추가모집을 해서라도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면서, 통합당에서 합류한 '안철수계'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들에 대한 공천심사 및 지역구 배치를 추가 논의·결정할 것을 예고했다.

 

다음 주 부터는 코로나19사태로 미뤘던 대구·경북지역의 (면접)심사와 영남권 공천발표를 서두를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은 현재 김 위원장의 공천 칼날에 떨고 있다.

 

공천기준 등과 관련하여 김 위원장은 26일 “우리는 공천을 하는 모든 분이 최근 3년의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어디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세히 파악하겠다”며 “당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사람과 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사람도 구분할 것”이라며 나름의 공천기준을 제시했다. 불출마선언 지역구의 경우 “공관위는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뜻을 받들겠다. 이 지역구의 문제는 그분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후폭풍 방지 노력을 밝혔다.

 

더하여 김형오 공관위는 이날(26일) △국회의원직 수행에 따르는 예산 경비 삭감, △현재 9명으로 구성된 보좌진 수 감축, △혐오발언 등 품위 손상시키는 행위 할 경우 세비 전액 반납, △대의민주주의와 당내 민주주의 실천 앞장서며 이에 반하는 행태에 강력 투쟁 등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고 공천장을 수여한다는 새로운 결정사항 등도 발표했다. 

 

김형오 공관위가 발표한 세비삭감이나 보좌진 감축, 세비 전액 반납 등이 실현된다면 정치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발상이라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힘의 공백 속에 진행되는 김형오 위원장(개혁)공천의 성공여부는?

 

복잡다기한 정치판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김 위원장의 큰소리가 실현되고 있다. “사심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공언은 조만간 판명 날 것이다.

 

사실 김 위원장은 5선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했지만 계보 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빚이 없는 사람이다. 범 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고는 있으나 노태우 정부 시절(1990년) 비서실 정무비서관을 거친 후, 제14대(1992년) 부산 영도구에서 당선된 이래 영도구에서 연속하여 5선을 했다. 

 

부산 정치인으로서 YS맨도 아니고 합리적(개혁적)보수주의 정치인이다. 또한 5선을 하는 동안 그 흔한 계보정치 한번 하지 않았다. 이런 점으로 공관위원장에 (선임)추대된 것이다.

  

‘계보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빚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사심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심에 앞서 힘의 무중력 상태에서 칼을 잡았다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당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마저 구속·수감됐다. 그러므로 박근혜, 이명박 라인은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하여 정치초년생 황교안 대표의 지도력은 휘청거리고 있었다. 힘의 공백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절묘하게 칼자루를 잡은 것이다. 김 위원장의 공천결과는 곧 심판으로 나타날 것이다.

 

반면, 민주당 원혜영 공관위원장은 70명에 이르는 ‘문돌이’ 정리에 고심을 다하고 있으며, 조만간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원 위원장이 역작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 및 원 위원장의 노고는 냉정하고 예리하게 평가될 것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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