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을 버린 한진家, 조원태 시대 가시화

3월 주총전 ‘남매의 전쟁’…조원태 회장 승리로 기울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18 [15:40]

쇄신을 버린 한진家, 조원태 시대 가시화

3월 주총전 ‘남매의 전쟁’…조원태 회장 승리로 기울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18 [15:40]

조원태에 힘 싣는 노조, 쇄신보단 현상유지 택했다

사내이사 후보 제대로 꺼내지 못한 조현아, 뼈아픈 실책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사퇴까지 더해지며 ‘진퇴양난’

3월 주총전 ‘남매의 전쟁’…조원태 회장 승리로 기울어

 

한진그룹을 둘러싸고 불거진 조현아‧조원태 남매의 갈등이 노조의 지원사격과 이사후보의 자진 사퇴로 조원태 측으로 기울게 됐다. 

 

KCGI·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서는 모두가 납득할만한 이사후보를 앞세워 3월에 있을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승기를 잡아야 했지만, 이들이 내세운 이사진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흐름을 바꿀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여기에 더해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노골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을 들고 나섰고, 조현아 연합에서 앞세운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가 닷새 만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조원태 회장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양호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조원태라는 이름의 新오너체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8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연합에서 대표이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추천을 받은지 닷새 만에 자진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전 상무는 서신을 통해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조현아 연합보다 조원태 회장 측에 더 힘을 실어준 격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공개적으로 조현아 연합을 비난하고 조원태 회장의 편을 들어준 바 있다. 

 

노조는 “외부 투기자본세력과 작당해 몸담던 회사를 배신한 조현아 전 부사장 일당의 주주제안에 2만 노동자는 한진칼을 장악해 우리 대한한공과 한진그룹을 차지하고 마음대로 휘두르고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그들의 의도를 확신하고 분노하고 경고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지난 13일 조현아 연합이 내놓은 주주제안에 대해 “말도 되지 않는다”며 “허울좋은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투기자본 KCGI와 반도건설이 주가차익만을 노리고 있다며 이들이 전문경영인을 내세울 경우 회사가 부실해지고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 우려했다. 

 

노조의 성명서를 뜯어보면,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들은 ‘구조조정에 의한 고용불안’이면서 동시에 ‘사내이사 후보들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현아 연합에서 내놓은 사내이사진 후보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항공 통제본부장 등이었다. 

 

이들이 전문경영인으로서 요직을 두루 거친 것은 사실이지만, 항공이나 물류쪽과 관련된 업무경험이 없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해당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들을 섣불리 사내이사로 앉히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는 이유다. 

 

내부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내놓은 쇄신안이 ‘문제투성이’인 것은 사실이지만, 조현아 측에서 꺼낸 카드보다는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외부세력을 없애고 쇄신은 나중에 생각해보자는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당장 밥그릇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도 관건 중 하나다. 만일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이 들어오게 되면 내부에 ‘구조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수의 직원들이 한진그룹에서 떠나야 하는 만큼 대한항공 노동자들로서는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 노조의 지원사격에는 이러한 계산도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조현아 연합이 꺼내든 이사후보 카드가 불발탄으로 끝나면서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조원태 회장에게 상황이 유리해졌다. 현재로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뚜렷한 묘책이 없기 때문에 조현아 측에서 승기를 잡기는 어려워보인다. 

 

‘가족들과 잘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조양호 선대 회장의 유훈처럼, 체제전환의 기로에 선 한진그룹이 ‘조원태 체제’라는 新오너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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